뉴스 9 현장 수입소고기 한우소고기로 둔갑_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얼마를 벌나요_krvip

뉴스 9 현장 수입소고기 한우소고기로 둔갑_돈을 벌면서 돈을 버는 방법_krvip

유근찬 앵커 :

올해로 쇠고기 수입이 재개 된지 6년이 됐습니다.

이제 수입 쇠고기 물량은 우리나라 전체 쇠고기 소비의 60%를 차지할 정도가 됐습니다.

이처럼 수입 쇠고기의 시장 점유가 늘어난 것도 문제지만 그러나 유통과정에서 수입 쇠고기가 한우고기로 둔갑하거나 정육점 등으로 직접 유출이 돼서 소비자들이 속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현장을 박찬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찬욱 기자 :

경남 충무시에 한 축협 수입 쇠고기 판매점.

밤이 깊어지자 한사람이 가게 안쪽에서 바깥에 세워놓은 냉동차로 물건들을 옮겨 싣습니다.

10여 분 후 냉동차가 도착한 곳은 시내에 있는 시장입구.

조금 전 실었던 물건들이 시장 안에 한 정육점으로 옮겨집니다.

방금 운반돼온 비닐봉투를 뜯어보니 안에는 덩어리상태의 수입 쇠고기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이곳은 한우고기만을 팔도록 돼 있는 정육점입니다.

즉 수입 쇠고기가 들어올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조금 전 트럭운전사가 가져온 이 고기에는 이렇게 미국으로부터 수입됐다는 표시가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수입 쇠고기임을 확인한 사이 정육점 주인과 운전사는 사라졌고 잠시 후 들어온 이 지역 정육점의 대표자라는 사람도 이곳에는 수입 쇠고기가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고 확인을 합니다.


문 :

미국으로부터 수입됐다는 표시가 이렇게 있거든요. 이게 원래 여기 팔도록 안돼 있지요?


정육점협회 대표 :

정육점에서는 보통 한우 갖고 팔지 이런거는 잘 안팝니다.


문 :

잘 안 파는게 아니라 아예 못 파는 것 아닙니까?


답 :

안 팔게 돼 있는 거지요 원칙은.....


문 :

원칙은 안 팔게 돼 있지요?


답 :

포장 육집에서만 파는게.....


박찬욱 기자 :

정육점은 물론 수입 쇠고기 판매점에서도 덩어리 상태로는 팔 수 없도록 돼 있는 수입 쇠고기.

그런데도 이렇게 덩어리 채 정육점으로 들어와 한우로 둔갑되고 있는 것입니다.

수입 쇠고기는 부위별로 차이가 있지만 경낙가격은 kg당 8-9,000원 선.

그러나 이런 식으로 한우고기로 속여팔면 17,000원선에 팔 수 있습니다.

경낙가의 두 배를 넘기는 장사인 셈입니다.

이 때문에 덩어리고기를 빼돌린 이 수입육 전문판매점은 아예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영업을 포기한 채 판매시설조차 전혀 갖추어 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동안 지역 축협으로부터 일주일에 7-800kg씩 꼬박꼬박 덩어리 수입고기를 받아왔고 이것들은 그동안 소비자들이 아닌 정육점으로 몰래 빼돌려져 한우로 둔갑돼 왔던 것입니다.

이렇게 덩어리상태로 유통되는 양은 전체 수입 쇠고기 불량의 절반.

지난해의 경우 66,000ton이나 됩니다.

축협과 함께 수입 쇠고기를 포장육으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는 한냉.

여기에서는 서울시내와 수도권 지역에 있는 수십 군데의 대리점에 포장육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출고되는 포장육이 중간에서 다른 곳으로 빼돌려지는 현장이 취재팀에 확인됐습니다.

한 달여 전인 지난해 12월초 물품을 실은 서울지역의 한 대리점 냉동차가 한냉 가공공장을 빠져나갑니다.

이 차량은 이곳을 빠져나가자마자 부근 도로 한쪽에 대기하고 있던 다른 냉동차로 방금 싣고 나온 포장육들을 옮겨 싣습니다.

차 주변에는 무선전화기를 든 청년들이 주위를 감시하고 있었고 물건을 넘겨받은 차량은 한강다리를 건너 강변도로를 따라 쏜살같이 달립니다.

한참을 달리던 차가 멈춰선 곳은 서울 마장동 고기도매시장.

이곳에 있는 한 가게 안으로 조금 전 넘겨받은 수입육 박스들이 옮겨집니다.


문 :

수입육 사려면 어떻게 사야 돼요?


답 :

모르겠어요. 우리는 수입육 안해요.


문 :

이 안에 포장육 다루는데 없어요?


답 :

이 안에는 없어요.


박찬욱 기자 :

상인들은 수입육은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간판에도 한우만을 전문적으로 다룬다고 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전 들어간 수입 쇠고기가 어떻게 둔갑된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뒤 취재팀은 여러 차례에 걸쳐 한냉의 서울지역 대리점 차량들을 뒤쫓아 보았습니다.

그러나 포장육을 정상적으로 자신의 점포나 소매점으로 운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심지어 서울의 일부 대리점 차량들은 고속도로를 통해 지방으로 빠져나가기까지 했습니다.

수입 쇠고기의 변칙유통이 다른 형태로 확인된 것은 서울 가리봉동의 한 소고기 뷔페점 앞.

한냉 대리점차가 뷔페점 앞에 직접 포장육 박스를 부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뷔페점이 그동안 값싼 가격이 쇠고기를 팔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대리점에서 고기를 공급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입육 대리점이 이렇게 요식업소와 거래를 하는 것은 당국이 강력하게 금지되고 있는 사항.


김길상 (농림수산부 축산부 유통과) :

수입 쇠고기 포장육은 일반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서 값싸게 공급하는 제품입니다.

그래서 그러한 제품들이 식당이라든지 또는 가공업소라든지 뷔페 같은데 대량 공급하게 되면 일반 소비자에게 돌아갈 몫이 적기 때문에 그런 것을 강력히 단속 하도록 축협과 한냉에 여러 차례에 걸쳐서 지시한 바가 있습니다.


박찬욱 기자 :

그런데도 대두부분의 수입육 대리점들은 도매마진과 함께 소매 이익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불법유통을 공공연히 저지르고 있습니다.

쇠고기 수입이 재개 된지 올해로 6년 정부는 그동안 수입 쇠고기의 유통질서를 안정시키고 소비자에게 값싼 쇠고기를 공급한다는 명분아래 축협과 한냉 두 곳에만 독점적인 수입판매권을 허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당초의 취지대로 유통질서가 지켜지고 또 소비자가 보호되고 있는지 정부 당국과 축협 그리고 한냉에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KBS 뉴스 박찬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