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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거리의 춤꾼을 비보이라고 합니다. 자유분방한 차림새로 격렬한 춤을 추는 이들 비보이가 요즘 국가 상징물로 등장할 정도니, 기성세대가 보기엔 어리둥절하기만 합니다. 언더문화의 상징이던 이들은 게릴라처럼 단숨에 대중문화를 점령했고, 이젠 차세대 한류 주역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기량을 가진 한국 비보이, 그들이 몰고 온 비보이 열풍을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시내 한 지하철 역. 구석진 곳에서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이 리듬에 몸을 던집니다. 브레이크 댄스의 제법 어려운 동작들도 펼쳐지고· 아이들은 환호와 함께 야유를 교환하기도 합니다. 춤출 공간을 찾아 지하철과 거리를 전전하며 고작 휴대폰 음악에 동작을 맞추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춤 꾼, 비보이라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인터뷰> 이승준(고1) : “밖에 나가서 춤으로 해소시키고 춤을 추고 나면 기분도 좋고 운동도 되고 상쾌하고 좋습니다” <인터뷰> 백기우(고1) : “한번 빠지면 절대로 끊을 수 없는 그런 거, 마약 같은 그런 거요” <인터뷰> 이병근(고1) : “저희는 몸으로 표현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비보잉이 하나의 표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표현하는 방법” 세계적인 비보이 경연대회.· 우리나라의 비보이 팀이 일본 팀과 결승에서 만났습니다. 강렬한 리듬과 신명나는 음악.·그러나 더 신나는 건 묘기나 다름없는 비보이들의 몸동작입니다. 특히 한국 비보이들의 경이로운 몸짓에는 세계에서 몰려든 수많은 관객들의 끊임없는 환호가 이어집니다. 결국 압도적인 차이로 한국팀 라스트 포 원이 우승·. 비보이 배틀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이 대회는 최근 몇 년간 한국 비보이들의 독무대였습니다. 지난 2002년 한국 비보이팀 익스프레션이 우승한 뒤, 2004년에는 갬블러가 우승, 지난해까지 잇따른 우승은 국내 관계자들도 믿기 힘들만큼 놀라운 성과였습니다. 이른바 언더문화의 상징처럼 취급받던 비보이에 대한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작가(대중문화 평론가) : “청년 하위문화라는 게 어른들이 더 이상 삐딱하게 보지 않아도 된다는 거를 비보이들이 알려준 거죠. 즉 학교 공부라든지 학원 다니는 거 말고도 충분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서도 얼마든지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잇는 기회가 세상에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비보이들은 자신들이 온몸을 다 바쳐 알려준 거죠” 세계 최고 기량을 가진 비보이팀 갬블러의 연습장.· 세계대회에서 관객들을 매료시킨 그 몸짓들이 펼쳐집니다. 흥겨운 힙합 리듬을 압도하는 비보이의 몸놀림. 이들의 동작은 리듬을 즐기는 흥겨운 춤 사위을 넘어 고난도의 곡예와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 몸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극단의 동작까지 연출합니다. 10여명이 한 팀인 이들은 나름의 특기들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특히 세계 어떤 비보이도 흉내내지 못하는 한국 비보이만의 기술도 있습니다. 고독하게 갈고 닦은 자기만의 기량을 과시하는 비보이.. 한국 비보이들은 여기에 추임새를 넣어 조화를 이루는 한국팀만의 독특함도 창조했습니다. 흑인들의 뒷골목 문화였던 비보이가 한국에서 짧은 시간에 급성장한 데는, 피나는 노력 외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인터뷰> 장경호(갬블러 리더) : “미국 같은 경우는 일주일에 그 친구들이 한번 두 번 정도 연습을 해요. 한 번 할 때 1,2시간 정도 그쪽 애들은 즐기면서 하는 건데 한국 비보이들은 늦었으니까 거기에 따라가려고 하다보니까 하루에 매일같이 5시간, 6시간씩·저 같은 경우는 14년 췄거든요. 14년 췄는데 진짜 열심히 할 때는 사흘 밤을 새고 하루에 12시간씩 넘게 풀로 연습하던 적도 있어요” 세계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비보이 전용극장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무기한 공연중인 비보이 무용극은 8개월 내내 만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고상함의 상징인 발레리나.. 우아한 몸짓을 뽐내던 그녀가 거친 춤을 추는 비보이를 우연히 만나 충격을 받고, 결국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립니다. 도시 뒷골목에서 춤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비보이들. · 또 힙합 댄스가 함께 어우러지며 흥겨운 춤으로만 구성돼 대사가 없는 이른바 넌버벌극입니다. 비보이들의 화려한 몸 동작에 관객들의 환호가 끊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주신옥(관객) : “비보이 공연이지만 내용도 있고 보기에 어렵지 않은 내용이고 즐거웠어요” 관객 가운데 20% 안팎은 늘 외국 관광객들, 특히 일본 관광객이 많습니다. <인터뷰> 일본인 관광객 : “즐거웠어요! 기술이 너무 대단해요!” <인터뷰> 이즈마 가에(관광잡지 기자) : “각자 개성이 있어 팬들이 생긴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한류 스타들처럼 주목받을 것 같습니다.” 공연 기획사측은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세계적인 공연들과 경쟁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윤엽(SJ 비보이즈 대표) : “브로드웨이에서 오신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뉴욕에 있는 어느 공연보다 훌륭하다, 자기가 이 정도까지는 기대 하지 않았었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더라고요. 뉴욕에 많은 공연이 있는데, 어느 공연보다도 관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롱런을 하게 될 것이다·” 10,20분의 퍼포먼스에 그쳤던 비보이 공연이 한국에서 무용극으로 탄생하며 세계 어디서도 구경하기 힘든 공연 상품으로 등장한 것입니다. 한국관광공사는 발빠르게 비보이를 차세대 한류 주력 상품으로 정하고 붐 조성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한화준(한국관광공사 팀장) : “저희로선 해외관광객을 많이 유치 할 수 있는 관광상품 소재로서 공연을 지원하고, 기획자나 제작자들은 저희 해외 판촉라인, 저희 지사를 통해서 그런 공연들을 해외에 홍보하고 판촉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때문에 서로 윈윈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계적인 공연, 난타를 탄생시켰던 제작사도 후속극으로 비보이를 선택했습니다. 국악과 타악기의 리듬에 맞춰 비보이들이 독특한 춤동작이 어우러집니다. 흡사 광대패의 걸판 진 한판 놀이를 연상시킵니다. 석 달 뒤 무대에 선보일 이 작품에는 가야금과 해금까지 등장시킬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병호(연출가) : “비보이 춤은 비트에 맞춰져 있는 춤이라서 일단은 현악과 가야금이라 하더라도 처음에는 선율이 흘러가겠지만 나중에는 정말 오케스트라 같은 그런 음악이 나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비보이를 소재로 하되 다양한 이야기가 가미돼야 만이 강한 생명력을 바탕으로 롱런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송승환(PMC 프로덕션 대표) : “롱런하기 위해선 단순한 춤이 아닌 엔터테인먼트와 메시지가 어떻게 들어가느냐 인데, 그것은 인제 어떻게 구성을 잘 하느냐죠.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하겠고 또 미국 흑인들이 추는 브레이크 댄스하고는 다른 한국적인 정서가 음악에서 어떻게 가미되는냐가 중요할 것 같구요.” 프로 비보이가 어엿한 직업인으로 대접받게 되자, 지망생들도 더욱 늘고 있습니다. 또 중고생에게는 가장 인기 있는 취미 활동이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1학년 단비는 프로 세계에서도 드문 비걸 입니다. 강한 힘이 필요한 춤이라 아직 어설픈 동작이 많지만, 포기하지 않습니다. 프로 비걸까지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부모님이 걱정할 만큼 소극적인 성격을 춤으로 고쳤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임단비(고1) : “춤추면서 내가 좀 더 멋있어지고 활발해지고 이런 식으로 하면서 더 재밌게 학교생활하자는 생각으로 공부도 포기할 수 없고 그래서 했던 게 부모님들도 굉장히 좋아하시고 그런 거 같애요” 10년은 해야 세계적인 비보이가 된다고 하는데, 비보이에 열광하는 우리 중고생들을 보면, 앞으로도 저변은 무한하다는 평갑니다. 이제 비보이는 기업 판촉 행사는 물론이고, TV 광고에도 단골 손님입니다. 다이내믹 코리아를 알리는 국가 홍보물의 주역이기도 합니다. 어두운 음지에서 게릴라처럼 한 순간에 대중문화를 점령한 비보이는 주춤거리는 한류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한국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문화실험을 세계가 흥겨운 리듬에 맞춰 지켜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