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산불 불길 잡히기 시작…화재 사망자 첫 확인_박사 무료 빙고_krvip

美 캘리포니아 산불 불길 잡히기 시작…화재 사망자 첫 확인_베타 투자 자금_krvip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서부에서 동시다발로 발화해 서울시 면적보다 넓은 지역을 태운 초대형 산불의 불길이 서서히 잡히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로 군과 연방 인력, 주 방위군 등이 총동원된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주요 산불 피해 지역에서 진화율을 높였다.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소방당국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장 피해가 큰 벤추라 지역 토머스 산불은 이날 오전 현재 15%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피해를 키운 샌타애나 강풍이 전날 밤부터 잦아들었다. 벤추라 지역에서 이틀 전 발견된 여성 사망자 시신은 산불로 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산불에 따른 첫 인명 피해다.

그러나 가장 늦게 발화한 샌디에이고 인근 산불은 여전히 거세게 타오르고 있다. 샌디에이고 북쪽 본살 지역에는 이날 밤 다시 강풍이 분다는 예보가 나와 소방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북서부·북부·동쪽과 샌디에이고 인근 등에서 발화한 6개의 대형 산불로 지금까지 17만5천 에이커(708㎢)의 면적을 태웠다. 서울시 면적(605㎢)보다 100㎢ 정도 넓다. 500채 넘는 가옥이 전소했고 2만여 채가 부분적으로 불에 탔다. 부상자는 소방관을 포함해 수십 명에 달한다. 대피 주민은 21만여 명이다.

◇ '최대 난관' 벤추라 오하이 지역 불길 진정

지난 4일 샌타폴라에서 가장 먼저 발화한 벤추라 산불(토머스 파이어)은 13만 에이커 이상을 태웠고 벤추라 시민의 절반이 넘는 5만여 명이 대피했다. 벤추라에서만 가옥 479채가 전소했으며, 60가구 아파트가 통째로 무너져 내렸다.

벤추라 산불은 북동쪽 휴양지인 오하이 지역으로 번졌다가 해안인 오션사이드로 옮겨붙었다. 다행히 전날 오후부터 최고 시속 130㎞까지 불던 강풍의 기세가 꺾이면서 진화 작업이 속도를 냈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캘파이어)의 빌 머피 대변인은 "바람의 유형이 바뀌면서 (진화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우리 대원들이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지휘관 토드 드럼은 "강풍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진화율이 높아졌다. 다만, 우리가 소방헬기로 접근할 수 있는 지점까지가 한계점"이라고 설명했다.

벤추라와 샌타폴라에 만 5일 동안 내려졌던 대피령도 해제됐다. 지난 6일 숨진 채로 발견된 사망자는 70세 여성으로 화재에 의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벤추라 검시소가 밝혔다. 검시관은 "연기 흡입과 화상이 사망 원인이다. 대피 중 교통사고를 낸 뒤 대피하지 못하고 가스를 흡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LA에선 주민들 귀환…샌디에이고는 여전히 사투

LA 북부 실마 카운티에서 발화한 크릭 산불은 6개 대형 산불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였으나 현재는 80% 진화되면서 거의 불길이 잡혔다. 전날 대피령이 해제됐고 주민들이 속속 귀환하고 있다. LA 서부 부촌 벨에어 산불과 샌타클라리타 라이 산불도 65% 이상 진화율을 보이면서 대피령은 대부분 해제됐다.

기상당국은 "샌타애나 강풍이 다시 강해질 여지가 있기 때문에 산불 경보(래드플랙)는 계속 유효하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인근 15번과 76번 고속도로 사이에 있는 본살·폴브록 지역에서 발화한 라일락 산불이 현재는 가장 강한 기세로 타고 있다. 4천100에이커를 태워 가옥 105채가 전소했다. 9천400가구는 정전됐다.

은퇴자 마을과 목장이 많은 이곳에서는 화상으로 후송되는 환자도 잇따르고 있다. 랜초 몬세라트 컨트리클럽에서 말 35마리가 떼죽음을 당했고 말 조련사 한 명이 전신의 50%에 2∼3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관과 주민 6∼7명도 연기 흡입으로 긴급 후송됐다. 샌디에이고 인근에 이날 저녁 늦게 강풍이 분다는 예보가 나와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 산불 원인으로 '스파크' 지목…연기 주의보도 내려

이번 대형 산불의 원인으로 여러 형태의 스파크가 지목되고 있다. 미 삼림화재보호국의 스콧 맥리언은 폭스뉴스에 "산불은 번개에 의해서도 발화할 수 있지만 캘리포니아 산불은 99% 인간이나 인공 구조물에 의한 원인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맥리언은 "일례로 잔디깎기 기계(모우어)에서 튄 스파크가 마른 초목에 옮겨붙는 경우도 있다. 모우어 칼날이 바위나 돌에 부딪히면 스파크가 튀는데 이런 불꽃이 산불을 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끊어진 전선에서 튄 스파크와 바짝 마른 초지에 주차해둔 차량의 촉매변환기에서 나오는 스파크 또는 강한 열이 산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이번 산불이 장기화하면서 산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에서도 주민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벤추라 산불이 난 곳에서 가까운 샌타바버라 카운티는 주민들에게 마스크 수천 개를 나눠줬다. 마른 초목과 삼림을 태운 산불 연기(우드 스모크)에는 일산화탄소, 블랙카본 외에 다중핵 방향족 탄화수소 등 발암 물질이 포함돼 있어 호흡기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