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들에, 신발 밑창에 숨겨…천억 원대 외화 밀반출_돈 버는 단어 검색_krvip

거들에, 신발 밑창에 숨겨…천억 원대 외화 밀반출_그림 빙고_krvip

[앵커]

필리핀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며 자금 조달을 위해 천억 원대 외화를 밀반출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운동화 밑창에 넣거나 남자가 여성용 보정 속옷을 입고 외화를 숨겨 나갔는데, 공항 보안 검색대를 270여 차례나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손원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50대 남성이 공항에서 출국을 준비합니다.

공항 검색대를 무사히 통과한 이 남성, 외화 수억 원어치를 숨겼습니다.

일주일 뒤 또 다른 남성은 공항에서 출국 전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단속 경찰 : "바지 벗어보세요. (돈) 꺼내지 말고 이거 뭡니까?"]

여성 속옷인 거들을 입고 달러와 유로화 지폐 다발을 숨긴 겁니다.

신발 밑창 아래서도 500유로 돈다발이 나옵니다.

[단속 경찰 : "더 있어요? 나중에 가서 더 확인할 건데 지금 말하세요."]

우리 돈 3억 원어치입니다.

경찰은 필리핀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며 국내에서 환전한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로 56살 A 씨 등 8명을 구속하고 20명을 불구속입건했습니다.

필리핀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조직의 대포통장으로 돈을 보내면 한국에서 달러나 유로로 바꾼 뒤 필리핀으로 가져가 현지 페소화로 환전해줬습니다.

이는 해외 원정 도박자들의 자금으로 쓰였습니다.

지난 2016년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반출된 외화는 1,080억 원.

2백70여 차례 동안 한 번도 공항에서 적발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환율 시세 차익만 19억4천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김명상/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필리핀 현지에서는 거액의 도박자금은 원화에서 페소화로 환전이 안 됩니다. 환전이 쉬운 유로화와 달러화가 (도박 자금 조달이) 쉽기 때문에..."]

경찰은 구속된 A씨의 동생이자 해외총책인 B씨 등 3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신청하는 한편, 도박자로 의심되는 30~40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