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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앞에서도 언급됐듯이 북극권에 있는 그린란드가 요즘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뜻밖에도 지구 온난화가 가져온 결관데요. 세계 곳곳이 지구 온난화로 고통을 겪고 있지만, 그린란드는 기온 상승과 함께 희망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만년설과 빙하가 녹으면서 경작지가 늘어나고 관광객이 몰리는가 하면, 무엇보다 무한한 지하자원개발이 본격화된 것입니다. 지구온난화에 웃음 짓는 그린란드를 황동진 순회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유럽 덴마크에서 4시간 반을 더 날아가야 도착하는 동토의 땅, 그린란드! 그린란드는 이름과는 정반대로, 일 년 내내 눈이 덮혀 있는 땅이 전 국토의 80%가 넘습니다. 한반도에 비해 열 배에 가까운 크기이지만 인구는 5만 7천여 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1933년 이후 덴마크령이 된 그린란드의 국민은 87%가 에스키모라 불리는 이누이트. 대부분은 사냥과 어업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이곳은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빙하 녹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10년 전 하루 18미터에서 25미터였던 이곳 빙하의 이동속도가 지금은 하루 35미터를 넘고 있습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거대한 빙산이었던 이곳은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잘게 부서져 강 하구 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그린란드의 평균 기온은 1.5 도씨가 올라 전 세계 평균 상승률보다 2배나 높았습니다. 덴마크 기상연구소는 이곳의 기온이 금세기 말까지 섭씨 7,8도 정도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온이 올라 빙하가 점점 사라지면서 가장 위협을 느끼는 사람은 바로 사냥꾼들. 예전엔 개썰매를 타고 어디든 사냥할 수 있었지만, 개썰매 대신 작은 배를 이용하게 됐고, 겨울철 개썰매로 갈 수 없는 구역도 생겼습니다. <인터뷰> 콘라드 세브콘(그린란드 주민) : "지금 저기 보이는 만은 더 이상 얼지 않습니다. 일 년 내내 개썰매가 아니라 보트로 갈 수 있죠."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어려움보다 반사이익이 더 큰 상황입니다.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70여 킬로미터 떨어진 네리우나크 지역. 예전엔 불모지였던 이곳에 이제는 감자를 키우는 농장과 양떼를 방목하는 목장이 생겼습니다. <인터뷰> 토마스 이지드(그린란드 농부) : 최근 몇 년 동안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감자를 더 많이 수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5톤이 넘었어요." 그린란드의 경작 가능 기간이 지난 70년대에 비해 2주가 늘었고, 경작지도 4배나 늘어났습니다. 농민들은 기온이 더 올라 현재 5월 중순인 농사 가능 시기가 4월 말로 앞당겨진다면, 딸기와 사과 같은 과일도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인으로 30년 넘게 그린란드에서 살고 있는 찰스 로스 씨. 요즘 그는 텃밭을 가꾸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10년 전부터 기온이 온화해지면서 지난 2000년부터 텃밭 가꾸기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순무와 감자 등 추위에 강한 작물만 키웠지만 최근엔 딸기 재배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찰스 로스(그린란드 31년 거주) : "지난 3,4년 전부터 딸기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 남부에서 종자 일부를 얻어 이곳에 심었고 8월 말이면 먹을 수 있습니다." 로스 씨처럼 그린란드에서는 최근 텃밭이나 정원을 가꾸는 것이 일종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그린란드의 수도에 있는 누크항. 그린란드 근해에서 잡아온 새우를 하역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곳에서 잡히는 새우는 그린란드 수출품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지구 온난화는 새우잡이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스 마틴 호이(새우잡이 어선 선장) : "요즘에는 새우를 잡기가 더 수월합니다. 특히, 그린란드 북부는 더 그런데요, 빙산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죠. 겨울에도 북부에 접근이 가능해져 어획량이 늘고 있습니다." 새우 어획량도 늘었지만,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근해에서 잡히는 대구입니다. 지난 60년대와 70년대 이 지역 경제기반이 될 정도로 번성을 이루었던 대구잡이 산업은 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면서 붕괴됐습니다. 대구가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00년대 해수 온도가 오르면서 대구가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크리스틴 아렌트(그린란드 천연자원부 연구원) : "대구가 해수 온도가 오르면서 다시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구는 아이슬란드에서 오는데, 그린란드를 돌아 이곳(누크)에 옵니다." 조그만 섬 크기만한 거대 빙산이 항구 앞을 떠다니는 도시, 일루리사트. 인구 4천 7백여 명으로 그린란드에서 세번째로 큰 이 도시는 요즘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1990년대 채 3천명도 안 돼던 관광객은 지난해, 만 오 천여 명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미국과 직항이 생기면서 관광객 수는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 운영되는 온난화 관련 투어는 최근 온난화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칼슨(투어 가이드) : "이 지역은 과거 겨울내내 얼음으로 뒤덮였지만, 지금은 일년 내내 얼지 않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기온이 10도나 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만년설에 덮혀 있는 육지가 드러나면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지하자원 개발. 과학자들은 그린란드에 전 세계 지하자원의 20%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미 5천 2백여 개의 지하자원개발 프로젝트가 착수돼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3년 전 금광은 문을 열어 해마다 금 2천백 킬로그램을 채굴하고 있고, 2년 전 문을 연 감람석 광산은 매년 2백만 톤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5년 이내에 3개의 광산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입니다. 또 빙산이 녹고 있는 바다에서는 석유와 가스전 개발이 한창입니다. <인터뷰> 올레 크리스티안센(누나미네랄 사장) : "2020년이 되면 그린란드는 주요광물 생산국이 될 것이며, 석유 생산 수출국이 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이 같은 자원 개발에 전 국민이 들떠 있는 사이 이를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천연수산물이 넘치는 그린란드가 혹시나 오염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어부들입니다. 지구온난화는 그린란드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무분별한 석유개발과 광물 채취로 인해 환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린란드 정부는 석유와 가스 개발이 이뤄지는 지역에서는 우선 환경영향 평가를 실시하고, 이 지역 해산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존 스코브 닐센(그린란드 자치정부 부총리) : "광물과 석유 모두가 미래 그린란드 발전의 초석입니다. 그러나 그린란드 정부와 의회는 환경을 가능한한 최대로 보호하면서 개발을 해야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큰 섬인 그린란드. 그동안 빙설기후와 만년설에 고립돼 있었지만, 이제는 세계 자원과 관광의 대안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라는 전 지구적 불행이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린란드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