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한파·폭염’ ‘세트’로 온다” 이유는?_온라인 상태일 때마다 보상을 받으세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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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이례적인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기억해보면 올 1월만 해도 강하게 밀려온 북극한파에 이례적인 혹한이 이어졌죠.

"지난 겨울이 추웠으니, 올 여름 엄청 더운 거 아냐?"

언젠가부터 막연하게 주고 받던 이 말,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경향을 입증한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습니다.

■ '겨울 한파'+'여름 폭염'…"상관관계 있음"


"1990년대 이후 한반도에서 추운 겨울은 더운 여름을 몰고 오고 온화한 겨울 뒤에는 상대적으로 시원한 여름이 찾아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APEC 기후센터(APCC) 명복순 선임연구원 연구팀의 결론입니다.

연구팀은 지난 1975년부터 43년간 한반도의 일 평균기온과 최고기온 자료를 이용해 겨울철(12∼2월)과 이어지는 여름철(6∼8월) 평균기온 간의 관계를 분석했는데요, 비교적 최근인 1991년부터 2017년까지 여름철과 겨울철 사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이 제시한 근거를 볼까요.

1975~2017년 한반도 계절별 평균 기온편차 <파란선: 겨울철 (12월~2월)  빨간선:  여름철(6월~8월) 검은 선: 여름철과 겨울철 온도 차이>
위 그래프는 계절 간의 평균기온 편차를 나타낸 건데요, 파란 선이 겨울, 빨간 선이 여름, 검은 선이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이를 의미합니다. 연구팀은 이 자료에서 90년대 이후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여름철과 검은 선의 수치가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겨울철 기온이 낮을수록 이어지는 여름철 폭염은 강하고, 온화한 겨울일수록 비교적 선선한 여름을 몰고오는 추세를 보인다는 거죠. 실제로 위 자료에서 가장 기온이 높았던 지난 2013년의 경우 이전 겨울철과의 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고, 선선한 여름이었던 93년의 경우 기온 차가 가장 적었습니다.

두 계절의 평균기온 상관관계를 확인해 주는 또 다른 그래프도 있습니다.


점선으로 표시된 기준치인 상관계수 0.43을 밑돌면 서로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요, 지난 2003년을 기준으로 수치가 낮아지기 시작한 모습이 보이죠. 연구팀은 이 자료들을 근거로 2003년을 전후한 21년, 그러니까 90년대 이후부턴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 한파·폭염 '세트'로 오는 원인은?

겨울 '찐 추위' 뒤에 여름 '찐 더위'가 오는 이유는 뭘까요?

연구팀은 한반도 겨울철 북극한파가 밀려올 때 유라시아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저기압성 흐름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이 흐름이 여름철 한반도 기압계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거죠. 그림으로 보면 아래 한반도 상공에서 보이는 파란색 부분입니다.

a)겨울 계절별 기압배치 형태 <빨간색: 고기압, 파란색: 저기압>
이 파란색 저기압성 흐름은 북극한파가 밀려왔을 때 상층 영하 50도의 차가운 공기를 한반도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d)봄 g)여름 계절별 기압배치 형태 <빨간색: 고기압, 파란색: 저기압>
이런 흐름이 봄철까지 이어지면 위 그림 왼쪽 d)에서 보는 것처럼 아열대 해역 쪽, 특히 필리핀해 부근을 보면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여름철엔 아열대 지역에서 상승한 기류가 한반도 부근에서 하강하면서, 강한 고기압을 만들어내는 여건을 만들게 되는 거죠. 그림 오른쪽 g)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부근으론 붉은색 고압대로 뒤덮이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파와 폭염이 함께 오는 특징은 분명 최근의 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이런 계절적 특징이 나타나게 된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기후변화로 최근들어 대기의 흐름이 정체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봄철까지 아열대 해역이 영향을 받게되고 결국 한반도 여름철까지 영향을 받게 되는 셈입니다."
- 명복순/APEC 기후센터 선임연구원

이번 연구를 진행한 명 선임연구원이 꼽은 원인은 바로 '기후 변화'였습니다. 이미 많은 것을 바꿔 놓은 기후변화. 이제 '계절의 특징'까지 바꿔 놓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연구지(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최근 호 온라인판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