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인제 등산객 살해범에 ‘무기징역’…“최소한의 반성도 안 해”_어젯밤 경기에서 누가 이겼는지_krvip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습니다.

춘천지방법원 형사2부(재판장 진원두 판사)는 오늘(6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23살 이 모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또, 출소할 경우에 대비해 20년간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특정 다수에 대한 적개심과 극단적으로 인명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고,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이나 최소한의 죄책감, 반성의 태도도 보이지 않고 있어, 재범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함으로써 사회안전과 질서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부터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해 왔고, 성인이 된 뒤 살인 대상을 물색하기도 하는 등 지속적인 살해 욕구와 계획을 구체화해 오다 아무런 잘못이 없고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살해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피고인 이 씨의 일기장 내용도 일부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일기장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례하다. 인간은 절대 교화될 수 없다. 닥치는대로 죽이기는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100명 내지 200명은 죽여야 한다’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이같은 일기장 내용이 공개되자, 방청석에 있던 유족은 탄식을 내뱉았습니다.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의 동생인 한 모 씨는 “언니에게 미안하고, 마음이 착잡하다”라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또, “피고인은 반성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 가족에게도 사과의 말도 하지 않아 억울하다”라고도 말했습니다.

피고인 이 씨는 올해 7월 11일 강원도 인제군 북면의 한 등산로 입구에서 등산객 58살 한 모 씨를 수십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원래 서울시 도봉구에 살던 한 씨는 이날 일행 2명과 함께 버섯을 따러 인제에 왔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인제에 도착했을 때 몸이 좋지 않아 일행과 떨어져, 등산로 입구에 세워 둔 차에 혼자 남아있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경찰은 사고 현장 주변의 폐쇄회로 카메라 화면과 차량들의 블랙박스 영상, 탐문 수사 등을 거쳐, 사건 발생 당일 밤 11시쯤 자신의 집에 머물러 있던 이 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이후, 검찰은 지난달(10월) 6일 이 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습니다. 이 당시,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느냐?”라는 재판부의 질문에, 이 씨는 “할 말이 없다”라고 짧게 대답해, 유족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