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 딜레이니”…‘캐럴 응원’ 백혈병 소녀, 성탄절에 세상 떠_포커를 하는 원숭이_krvip

“잘가, 딜레이니”…‘캐럴 응원’ 백혈병 소녀, 성탄절에 세상 떠_베토 카레로를 물려받은 사람_krvip

<앵커 멘트>

백혈병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소녀를 위해 만 명 가까운 미국인들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불러 응원했는데요.

이 소녀가 성탄절 새벽에 세상을 떠나 세상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이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택가 골목을 가득 메운 만 명 가까운 인파.

한 목소리로 캐럴을 부르기 시작합니다.

<녹취> "딜레이니가 들을 수 있도록 크게 불러주세요. 딜레이니는 여러분의 노래를 듣고 싶어 합니다. 힘껏 크게 불러 봅시다."

이들이 모인 이유, 백혈병을 앓고 있는 8살 소녀 딜레이니를 응원하기 위해서입니다.

딜레이니는 지난 5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습니다.

다시는 크리스마스를 맞을 수 없을 것 같다던 소녀.

생일이던 지난 20일 한 자선단체의 주선으로 유명 팝가수와 화상 채팅을 하다 캐럴을 듣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기적처럼 수천 명이 소녀의 집 앞에 모였습니다.

<녹취> "우리는 널 사랑해 딜레이니!"

<인터뷰> 메간 맥지('캐롤 응원' 참가자):"딜레이니의 어머니가 인터넷에 올리는 얘기들은 딜레이니의 용기와 재치를 보여줬죠. 그런데 소녀가 원하는 것이 그저 캐롤이라고요? 당연히 불러야죠."

딜레이니는 집에서 노래를 듣고 있다며 엄지손락을 치켜들어 사랑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나흘 뒤. 성탄절 새벽 3시에 딜레이니는 가족과 친구들 옆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소녀의 가족은 딜레이니를 응원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지만 정작 병상에 누운 소녀를 통해 희망과 믿음을 얻은 건 그녀를 응원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