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10명 중 8명, 생전에 정신질환 앓았다”_베티스 번리_krvip

자살한 사람은 80% 이상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런 상관성은 북미 지역에서 뚜렷했지만, 아시아 지역도 비슷한 수치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나경세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1966년부터 2015년까지 세계 각국에서 발표된 자살자의 심리 부검 문헌 48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심리 부검은 사망자의 자살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가족 등 주변인 진술을 기반으로 일정 기간 심리적 행동 변화를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문헌 48개에 포함된 자살자 숫자는 총 6천626명. 이 중 80.8%가 생전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질환은 우울증(50.8%)이었고, 알코올 관련 장애(20.1%), 인격장애(12.2%), 조현병(7.0%), 적응장애(5.4%), 기타(4.5%)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미국, 캐나다가 속한 북미 지역에서 자살자의 정신질환 유병률이 88.2%에 달했다. 동아시아 지역의 정신질환 유병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69.6%였다.

나 교수는 "전 세계 주요 국가는 자살자의 정신질환을 비롯한 주요 위험 요인들을 규명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체계적인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가 없다"고 지적하고, "우리나라가 11년 연속 OECD 국가 중에서 자살 사망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관련 연구가 더욱 다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기분장애학회 학회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