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물든 세상…지구촌 움직인 ‘8분46초’_카지노 부동산 카지노의 아파트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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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냘픈 숨소리.

새까만 화면 속엔 '숨을 쉴 수 없다'는 문구만 깜박입니다.

미국의 음악 전문 채널 MTV가 어제, 갑자기 방송을 중단하고 이 검은 영상을 내보냈습니다.

화면은 8분 46초간 이어졌습니다.

'8분 46초'

조지 플로이드가 숨질 때까지 백인 경찰에 짓눌려 있던 시간입니다.

지난달 29일부터 미국 음악계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블랙 아웃 튜스데이' 운동.

숨진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6월 2일 화요일 하루는 어떤 음반 작업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시작은 미국 음반사 애틀랜틱 레코드입니다.

미 음악 산업의 토대가 흑인들의 음악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블랙 아웃 튜즈데이'를 제안했습니다.

대중음악계 전반에 "쇼는 중단돼야 한다" (TheShowMustBePaused)’는 메시지가 퍼져 나갔습니다.

이후 해외 방송가와 연예계의 추모 방식도 ‘검은색’이 됐습니다.

"인종 차별에 등을 돌리지 말라"

나이키가 이번 사태에 저항하는 움직임에 동참하자며 선보인 광고입니다.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널도 검은 화면을 앞세우며 "우리 사회의 흑인 공동체와 함께 서 있다"고 연대를 표시했습니다.

육상 세계 기록 보유자 우사인 볼트, NBA 스타 스테픈 커리, 골프의 필 미켈슨까지 종목과 국적이 따로 없었습니다.

소니 등 게임 산업계도 동참했습니다.

GAME, 이 단어를 빨간 줄로 그어놨습니다.

지금은 게임을 할 때가 아니라 저항할 때다, 라며 신제품 출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예계 스타들의 인스타그램 계정도 까만 화면으로 뒤덮였습니다.

배우 조지 클루니는 “이것(인종차별)은 우리의 전염병이다. 400년 동안 아직 백신을 찾지 못했다”는 뼈있는 메시지를 함께 남겼습니다.

이번 캠페인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도 참여했습니다.

이방카말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집안에 변호사가 필요했다. 로스쿨을 졸업해 자랑스럽다”고 했던 차녀 티파니입니다.

티파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검은 이미지와 함께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적지만 함께 하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적었습니다.

미국의 인권 운동가, 헬렌 켈러가 남긴 말입니다.

하지만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에 강경 대응하고 나선 탓에 반응은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아버지에게나 설명해 줘라”, “최루탄과 헬기로 시위대를 진압하지 말라고 전해달라”는 등 반감을 드러내는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어둠의 저항, 한가운데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두 여성이 있습니다.

숨진 플로이드의 부인 록시, 그리고 6살 딸 아이 지아나입니다.

플로이드가 숨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록시 워싱턴/플로이드 부인 : "지아나는 아빠가 없습니다. 그는 지아나가 성장하고 졸업하는 걸 보지 못하겠죠."]

딸 아이의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결론은 저스티스, 즉 '정의'였습니다.

[록시 워싱턴/플로이드 부인 : "저는 제 아이와 조지를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를 위해 정의가 실현되기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의를 함께 실현해 보자며, 공감과 연대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고 있지만, 양측 다 무릎을 꿇은 채입니다.

한동안 침묵이 이어집니다.

무릎 꿇은 경찰에게 시위대는 눈물을 보였습니다.

한 흑인 여성과 경찰은 서로를 안아줬습니다.

다리 위에선 모두가 손을 등 뒤로 한 채 바닥에 엎드렸습니다.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진압될 당시 모습을 8분 46초 동안 그대로 재연했습니다.

8분 46초.

'플로이드의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남은 이들은 삶의 시간을 어떻게든 쓸 수 있습니다.

서로를 따뜻하게 안아줄 것인가, 아니면 갈등과 불안으로 빠져들 것인가?

미국의 인권 정책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