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독도의 날'을 맞아 어제(23일) 처음으로 우리 영토 동쪽 끝에서 라이다를 장착한 드론을 상공에 띄워 천연기념물 336호 '독도 천연보호구역'을 촬영했습니다.
'라이다'(LiDAR)는 근적외선 레이저를 이용해 대상물의 형상 등 물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첨단장비입니다. 주로 항공기에 장착해 지도를 제작하거나 기상관측을 하는 데 사용돼 왔지만, 문화재 보존관리에 활용된 것은 처음입니다.
기존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에서는 나무 등 식생으로 둘러싸인 겉 표면 밖에 볼 수 없었지만, 라이다 드론을 활용하면 이런 식생을 제거하고 남아있는 지표면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이번에 촬영한 영상을 보면, 고도별로 다른 색상을 띈 표면이 정확하게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독도 동도에 있는 천장굴 등 내부의 세부적인 지형도 볼 수 있습니다. 문화재 인근에 설치된 불법 건축물까지도 잡아낼 수 있어 문화재 보존·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습니다.
이원호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기존 드론으로 촬영했을 때 볼 수 있는 영상은 일반 사진과 같다고 보면 된다"며 "이에 반해 라이다는 수목들의 입체적인 3D 모습은 물론 그 수목을 제거한 뒤 정확한 지형 자체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작업을 1년 주기로 진행하면 광범위한 자연유산 지형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비교 분석할 수 있습니다. 또, 올해 유독 많았던 태풍 등 자연재해 이후 수시 모니터링을 통해 돌이 얼마나 깎여나갔는지 등 지형 손상 여부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사람 접근이 어려운 독도를 첫 시작으로 앞으로 전국의 천연보호구역 11곳과 명승 113곳으로 라이다 드론 탐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