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던 영친왕 “미국행 희망”_배팅 초이스 나인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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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이 일제 패망 이후 미국 정착을 타진했던 사실이 처음 확인됐습니다.

경술국치 100년, KBS가 미국  외교 문서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먼저, 워싱턴 홍기섭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1948년 주일 미 군정청이 미 국무부에 보고한 비밀 문서입니다.

대한제국 이은 황태자 즉, 영친왕이 당시 일본을 다스리던 미 군정청과 접촉했다는 내용입니다.

영친왕은 한국으로 귀국할 생각이 없으며 장기체류 허가나 영주권을 얻어 미국으로 가고 싶다고 희망합니다.

또 당시 16살인, 아들 이구 씨가 미국에서 고등교육을 받기를 희망했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터뷰>이공재(이방자 여사 비서실장) : "그 때는 우리 나라에 올 수가 없었으니까 미국에라도 가겠다는 얘깁니다. 그 때는 받아주지를 않으니까. 대통령도 냉정하고..."

당시 이승만 정부의 반대로 귀국이 가로막혔다는 겁니다.

영친왕도 한국 내에 자신을 왕으로 맞으려는 일부 세력이 있다면서 자신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기를 원치 않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 해 전 일본 황족 신분을 상실한 영친왕일가는 사실상 무국적자 신세였습니다.

미국측은 이같은 희망에 대해 적극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결과 영친왕의 미국행은 이뤄지지 않았어도, 2년 후 이구 씨의 미국 유학은 이뤄졌습니다.

<인터뷰>이구(영친왕 아들) : "여권을 받을 수 없었어요.미군정 법률고문이 준 종이 한장을 들고 (미국에)간 겁니다.그 사람이 내 미국행과 유학을 주선해줬어요."

영친왕은 일본으로 간 지 56년만인, 1963년에야 고국 땅을 밟고 한국 국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들것에 실려올 만큼 늙고 병든 몸이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홍기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