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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11월 1만6천여 명의 거대조직인 국세청의 수장에 올랐던 한상률 국세청장이 1년 2개월 만에 '그림 로비' 의혹과 '연말 골프' 사건이라는 결정타를 맞고 낙마했다. 전군표 전 청장이 현직에서 구속되는 충격 속에 국세청의 수장에 오른 한 청장은 비리와 불명예로 얼룩진 조직을 쇄신하기 위해 고강도 개혁에 나섰으나 본인 스스로가 갖가지 의혹에 휘말리면서 국세청 역사에 불행한 기록을 추가하게 됐다. 행정고시 21회로 국세공무원의 길로 접어든 한 청장은 사무관.서기관 시절 법인, 개인납세, 국제조세 등의 분야를 두루 거쳤고 국장으로 승진 이후 본격적으로 조사 업무에 몸을 담았다. 한 청장은 전군표 전 청장이 부하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전격 구속된 이후 청장 직무대행 기간을 거쳐 2007년 11월 17대 국세청장에 올랐다. '준비된 청장'으로 불렸던 한 청장은 취임 이후 추락한 국세청의 도덕성과 이미지 제고를 위해 국세청 개혁에 전력을 집중했다. 조직 혁신에 대한 의지를 환골탈태(換骨奪胎)와 국궁진력(鞠躬盡力)이라는 말로 다짐했다. 조직 쇄신을 위해 뼈를 바꾸는 각오와 섬기는 마음으로 몸을 낮춰 온 힘을 다하겠다는 것이었다. 한 청장은 취임 이후 고위직 인사제도를 '성과와 역량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고 본.지방청.세무서의 선호 직위에 대해서는 공모제를 시행하는 등 강도 높은 국세행정 쇄신 방향을 발표했다. 지방청장.세무서장을 임명할 때는 지역세력과의 유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지역인사를 배제하는 향피(鄕避)를 실시하고 청장 직속으로 고위직 사정을 전담하는 특별감찰팀을 설치했다. 한 청장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 기업이 세금에 신경쓰지 않고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세무조사 운영방식도 쇄신했다. 이러한 노력을 평가받아 한 청장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재신임을 받았고 조만간 단행될 4대 권력기관 수장 교체와 관련해서도 유임이 확실시됐다. 그러나 지난 12일 제기된 '그림 로비' 의혹과 '연말 골프' 사건에 휘말리면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고 결국 15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 조직의 개혁과 도덕성을 강조한 한 청장 본인이 인사 청탁 등 각종 추문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한 청장은 '그림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결코 그림을 본 적도 없다"고 해명했고 대통령 측근에게 장관 자리를 청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아직 한 청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전말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제 공은 사법당국의 수사로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