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암거래의 유혹 _루이스 구스타보 배우 베토 록펠러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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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때 온스 당 천달러를 넘어섰던 국제 금 시세는 현재 9백달러 선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높은 환율과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해 지난해부터는 금을 밀수출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숨겨져 있던 뭉치금이 암시장으로 흘러 나오는 조짐도 있습니다. 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비정상적인 거래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간의 내밀한 욕망을 자극하는 화려한 귀금속들. 단순했던 금덩어리는 디자인과 세공을 거쳐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합니다. 이러한 박람회에 나온 금은 자료가 분명히 있는 금들입니다. 하지만, 행사장 밖의 금은 합법적인 금을 지칭하는 앞 금과 자료가 없는 비정상적인 금을 지칭하는 뒷 금으로 구분돼서 불리고 있습니다. 이른바 뒷금이라고 불리는 금들은 어떻게 형성될까? 대한민국 최대의 귀금속 거리인 서울 종로 3갑니다. 눈에 띄는 첫 매장에 들렀습니다. 3.75그램짜리 돌반지 하나에 14만 4천원. 하지만, 신용카드로 계산하려하자 가격은 달라집니다. <녹취>“16만4천원” “카드로 하면요?” “예” 부가가치세 10%에 카드 수수료가 더 붙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녹취> “순금 제품은 어느 집을 가도 서비스 품목이라 저희가 마진이 없어요. 순금 자체가...” 싸게 사고 싶어 하는 소비자와 세원 노출을 꺼리는 상인의 이익이 부합되면서 현금 거래는 종로에서 일반적입니다. 그렇다면 14만4천원에 산 금반지를 팔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아파트 단지를 돌면서 반지 등 중고 금제품인 이른바 고금을 사는 상인을 만났습니다. 여러차례 흥정 끝에 거래가 성사됩니다. <녹취>"순금해서 돈 남는게 아니에요. 시세가 빤해서 지금 13만 천원인데 13만 2천원까지 드릴께요. 그 이상 안돼요. 금방 보다 4천원 더 드리는 거에요.” 하지만, 매입자의 세액을 공제받기 위해 제출하도록 돼 있는 파는 사람의 인적 사항도 매입 가격도 기록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엉뚱한 얘기만 늘어놓습니다. <녹취> “그것은 장물일까봐 그걸 쓰는데. 이런데는 장물이 없어요. 동네에서는...” 이렇게 사고 판 금반지는 자료가 전혀 남지 않은 이른바 뒷 금이 된 것입니다. 이러한 뒷 금들은 어떻게 활용될까? 우선은 밀 수출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종로의 한 도매상인은 이러한 고금 매집이 밀수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아나운서 음성 대역> “반지나 목걸이 등을 망치 등으로 형태를 완전히 변형시키고 색도 다르게 만들어 일본이나 환율이 좋은 곳으로 고철처럼 수출하죠. 물론 현지에서 다시 제련 과정을 거치면 금이잖아요.” 국제 금시세가 높고 환율이 천5백원까지 갔을 때는 골드바 1kg을 밀수출할 경우 3.75g 이른바 한 돈 당 만원씩 모두 266만원의 마진이 남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금과 관련한 밀수적발 건수를 보면 그동안 항상 문제가 됐던 밀수입은 거의 없고 밀수출이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황홍주(인천공항세관 조사총괄과장): “이런 경우 800그램 정도 되는데 일반적인 휴대품으로 인정할 수 없어서 저희들이 적발해서 처벌하고 있고요. 또 이게 1kg짜리 금괴인데 일반 액세사리 만드는 주석 제춤 원료인 것처럼 신고한 것을 저희들이 적발 하게 된 것이죠.” 하지만 단속에 적발되지 않은 밀수출이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행히 달러대비 환율이 낮아지면서 현재는 마진폭이 3.75g당 천원정도에 불과해 더 이상 밀수출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공통된 의견입니다. <아나운서 음성 대역> “돈(3.75g)당 마진 폭이 적어도 5천원은 되야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밀수출을 할 수 있는 것이지. 지금은 거의 잠수 탔다고 봐요. 물론 환율이 어떻게 되는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도 마음 독하게 먹으면 할 수 있어요.” 마음을 독하게 먹는다는 것은 금을 밀수 할 때 과거에는 금을 화폐로 보고 외환관리법을 적용해 벌금형에만 그쳤지만 이제는 해당 금 몰수는 물론이고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는 관세법을 적용받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수출 절차를 밟아도 문제는 여전히 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정상적인 모습이지만 내용적으로는 불법 수출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안모(한국귀금속쓰리엠 대표): “불법 수출이라는 것은 바지사장이죠. 바지사업자를 세워놓고 정상적인냥 수출을 해 놓고 물론 개인한테 무자료금을 샀기 때문에 부가세 환급은 없겠지만 세무 신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법인세 내지 소득세를 탈세하는 그런 것들이죠.” 결국 서류 조작 등으로 명의만 있는 업체가 무 자료금을 매입해 정상적으로 수출을 하지만 정작 법인세를 내야할 업체가 공중분해되면서 고스란히 탈세를 하게 되는 식입니다. 익명을 전제로 한 또 다른 수출 업자는 이러한 경우가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이라고 단언하기도 합니다. 무자료 금은 규모가 큰 암거래 시장으로도 흘러들 수 있습니다. 물론 탈세가 목적입니다. 자신을 최 사장이라고 소개하는 한 암 거래상에게 금을 사겠다는 의향을 비춰봤습니다. <녹취> “전체 200 정도 갖고 있고 첫 거래는 한 10억 정도?” “가능하죠. 곧 물건을 뺄 타이밍이 있으니까. 그 때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박사장님의 주민등록 부분, 돈의 출처가 분명해야됩니다. 그 돈이라는 게 검은 돈이다 이런 식으로는 저희들도 물건을 할 수도 없고....” 그러나 어떤 금이냐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회피합니다. <녹취> “금은 등록이 다 돼 있는 금이고, 어떤 쪽이든 제가 말씀을 함부로 드릴 수 없는 입장이고...” 하지만, 거래 방법에 대해서는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답합니다. <녹취> "10억 같으면 (골드바) 40개 정도됩니다. 박사장님이 매입자 같으면 (그 가운데) 30개를 할 수 있습니다. 10개는 물건 사는 측, 물건 판매하는 측 서로 나누는 겁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1kg 골드바의 경우 3천3백만원 정도. 시중가 보다 4~5백만원이 더 싼 것입니다. 최씨는 이 골드바들이 과거 70년대 아주 싸게 구입했던 것이라 말합니다. 그래서 이 정도 가격도 이미 최고 1200% 마진이 보장된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인터뷰> 한순기(한얼 공방 대표): “저도 있다고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보지도 못하고 실체 자체는 없어요. 제가 보기에는 사실은 그런 사기꾼한테 귀도 솔깃해서 사기 당한 사람 주위에서 많이 봤는데 사기에서 사기로 끝난 상황인 거 같아요.” 하지만, 실제 거래가 이뤄졌다면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제 3자가 알 수 있는 상황은 분명 아닌 것입니다. 또한 취재진이 만난 또 다른 도매상은 암시장을 통해 과거 부적절하게 획득된 골드바를 세탁하는 경우가 있다고 증언 하기도 했습니다. <아나운서 음성 대역> “아는 사람의 소개로 30kg 정도 되는 골드바를 팔아달라는 부탁을 받아 두달에 걸쳐서 해결해줬는데 알고보니 그 주인이 ooo씨 였습니다. 완전히 세탁인 것이죠.” 그래서 이 도매상은 종로에서 금을 몰래 판다는 사람 가운데는 일부는 진짜일 수 도 있다고 말합니다. 국내의 금 거래 규모는 연간 3조5000억∼6조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내지 않는 거래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순기(한얼 공방): “형성되는 시세가 앞 뒤가 다르고, 제련금 정련금, 부가세별도 시세, 수익금 해서 저희들이 이 계통에서 일을 하면서도 도데체 시세를 어는 중간에 장단에 맞춰야 하는 지 모를 정도로 정상적인 유통이라고 볼 수 없고 노출 자체가 제대로 안된 거죠.”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금 유통시장의 정비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금 현물 가격이 들쭉날쭉해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던 금 선물 시장이 금 시세 상승으로 출범 10년 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심재승(선물시장본부장보): “선물 시장에서 가격이 활발하게 거래돼서 어떤 가격이 형성되면 그러한 부분들이 현물 시장 가격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현물 시장 가격 형성에 어떤 지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죠.” 또한 은행에서 내놓은 골드 뱅킹 상품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서호(신한은행 골드 뱅킹팀): “금시장을 좀 더 투명화 시켜서 거래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했습니다. 지금 비정상적인 유통시장에서 은행이 참여해 공개 시장의 유통질서를 확립 시키려고 했고 궁극적으로 금 산업 전체가 발전하는 그런 목적으로 금을 상품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대부분 무자료 거래인 고금 유통에 대한 정책적인 제도 개선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서윤식(국세청 부가가치세과장): “오는 7월 1일 부터는 고금도 금지금 매입자납부 제도 적용을 받게돼 당사자간에 세금을 안 주고 은행을 통해서 정부로 납부하는 식으로 그렇게 해서 그 제도 도입하면 고금을 이용하는 탈루 혐의도 상당히 줄어 들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납세 의식이 고양되지 않고서는 금의 유통 질서를 바로잡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금을 흔히들 '그림자 화폐’라고 합니다. 법정 화폐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외환 위기때 금의 이러한 위력을 목격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금을 국부로 보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이러한 금을 둘러싼 비정상적인 거래 관행을 없애는 것이 우리의 국부를 더 키울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