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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사진이 젊고 예쁘게 나와서 기분 좋아요"

11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탑대성동 주민센터에 모인 어르신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실 줄을 몰랐다.

사무실 가득 내걸린 액자들 틈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자신의 영정사진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배복남(79·여)할머니는 "영정 사진을 웃으며 찍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이냐"라며 "기분이 묘하긴 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남길 수 있어 뜻깊다"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행복한 영정사진 콘테스트'는 청주대 영화학과가 주최했다. 행사 취지를 전해들은 청주 동서로터리클럽, 수암골 영광이네, 청주 새한칼라가 후원했다.

학생들은 3년 전부터 청주시내 7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상갓집에서 무표정하거나 인상을 잔뜩 찌푸린 슬픈 표정의 영정사진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시작한 재능기부다.

김경식 청주대 영화학과 교수는 "비록 죽는다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어르신들이 과거 행복했던 기억을 안고 앞날을 준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난 3∼4일 이뤄진 사진촬영에서 학생들은 10여분간 어르신들의 밝은 모습을 앵글에 담기 위해 개그 퍼포먼스를 통해 얼굴 근육을 풀어드리는 등 한껏 정성을 쏟았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미소를 끌어내려는 시도인데, 실제로 잘 웃지 않아 미소가 어색한 어르신들도 많다고 한다.

이민경(20·영화학과 1학년)씨는 "웃을 일이 많이 없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먹먹하기도 했다"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 사진을 찍어드리는 것은 물론 어르신들이 늘 미소지으며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콘테스트에서는 '행복상'과 '스마일상', '함박상'과 '과묵상' 등이 준비됐다.

학생들이 제작한 영화 상영과 공연도 이어져 어르신들에게 또 다른 선물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