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동, 눈 안 내려 ‘가뭄 고통’ _베토 아라피라카 차량_krvip

강원 영동, 눈 안 내려 ‘가뭄 고통’ _윌리엄 오크 베티스_krvip

<앵커 멘트> 눈으로 뒤덮인 타지역과는 달리 강원도 영동 산간 마을은 눈이 내리지 않아 때아닌 가뭄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씻을 물은 커녕, 먹을 물 조차 없습니다. 산불의 위험도 커지고 있지만, 불이 나도 이를 진화할 물 조차 없습니다. 차세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예년 같으면 벌써 흰눈 속에 파묻혔을 강원도 산간 지역, 올해는 마를대로 말라 버렸습니다. 바싹 마른 낙엽은 작은 불씨에도 금새 타올라 크고 작은 산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도상(강원도 정선군 산불진화대): "작은 동산 하나 태우는 건 순식간이죠. 3,40분이면 작은 것 하나는 금방 태워요. 여긴 산세가 험해 지형상 안좋으니까 헬기가 뜬다하더라도 좀 힘든 상황이죠" 산불이 나도 불을 끌 수 있는 물이 없다는 게 더 문제입니다. 눈,비는 내릴 생각을 안 하고 저수지 물은 강추위에 꽁꽁 얼었습니다. 전기톱과 망치로 얼음을 깨는 게 산불진화대의 일과가 됐습니다. <현장음> "얼음 두께가 25cm는 되겠네, 내 뼘이 22 cm 거든요. 한 25 cm는 되겠네" 산불보다 급한 건 당장 마실 물이 없다는 겁니다. 불을 꺼야할 소방차는 급수차로 동원됐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양동이와 대야 등 물을 담을 수 있는 모든 가재도구를 들고 나왔습니다. <인터뷰> 정근호(강원도 태백시 만항마을): "고맙죠, 물이 한방울도 안나왔는데, 물차가 급수를 해줘서, 이렇게 배달해줘서 진짜 고맙죠" <인터뷰> 최장용(강원도 태백시 만항마을): "올해 같이 가물고 눈 안 온 건 처음이야. 우물을 판다해도 물이 없어요. 밑에서부터 얼어버리니까" 세수 한번 제대로 하기 힘듭니다. 먹고 난 그릇은 며칠째 부엌 한 켠에 쌓여 있습니다. 그렇다고 끼니를 거를 수도 없고, 빨래감은 아예 건드릴 엄두도 못냅니다. <인터뷰> (며칠동안 못하신건데요?) "꽤 됐죠. 딴 데 물 나오는 집에 가서 물을 좀 구해왔어요. 애들도 씻지 못하니 어떡해요" 인근 마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90 세대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는 계곡물이 마르면서 단수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입주민: "(물이)슬슬 나오니까 물 받자해서 물을 받아놨기 때문에 고생은 안했는데, 만약 (단수가)된다면 근심되지." 강원도 동해안 지역엔 지난 12일, 건조경보가 내려졌고, 계속되는 한파는 이로 이한 피해를 더 키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내일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영하 10도 안팍까지 떨어진다는 예보까지 나오고 있어, 주민들의 불편과 시름도 더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차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