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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누가 훔쳐 가는 거야?" 전남 강진수협이 운영하는 마량항 위판장에 최근 이상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일주일에 2-3차례씩 수족관에 있는 광어며 뱀장어, 우럭 등 물고기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 일부는 머리나 몸통만 남은 채 누군가에 의해 포식 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물고기 도난사건이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지만, 횟수가 늘고 피해도 만만치 않자 중도매인과 수협 측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진상 파악에 나섰다. 이 결과 놀랍게도 인근 강진만 바다에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달(천연기념물 제330호)'이 강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위판장 문이 열리는 새벽 4시30분쯤 후다닥 달아나는 수달로 보이는 동물을 여러 명의 상인과 수협직원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일부 상인은 이 수달 가족이 모두 5마리로, 1m 정도 크기 성장한 어미와 60㎝ 남짓 된 새끼까지 분명히 봤다고 증언했다. 아쉽게도 위판장 내부에는 폐쇄회로 TV(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정확한 진상 파악이 쉽지 않지만, 상인과 수협 관계자는 "수달이 범인"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또 마량항은 다도해의 대표적 청정해역으로 물이 맑고 어패류가 풍부해 수달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달은 이곳 강진만을 비롯해 완도와 여수 등 남해안에서 발견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고양이의 소행일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70-80cm 이상 물이 차 있는 수족관에서 물고기를 덥석 물어 꺼낼 재주가 없는 데다 목격자의 증언으로는 크기나 생김새도 고양이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없어진 물고기 가운데 수달이 좋아하는 민물 뱀장어가 유독 많은 점도 수달의 소행으로 보는 이유다. 더욱이 위판장이 바다 바로 옆에 있어 수족관 물을 빼내는 하수구를 이용했거나 열린 창문으로 들어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위판장 실내온도를 가급적 낮추려고 저녁에는 창문 3-4곳을 조금씩 열어둘 수밖에 없었는데 이 구멍으로 들어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직접 피해를 본 중매인 정모(45)씨는 "내 수족관이 창문 바로 옆인데 벽에 동물의 날카로운 발톱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수협과 중매인들은 수달이 천연기념물로 보호해야 할 가치가 큰 동물이기는 하지만 피해가 적지 않고 동물보호 차원에서도 접근을 막아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강진수협 관계자는 21일 "조만간 지름 30cm인 배수구에 망을 설치하고 창문에도 방충망을 설치할 계획"이라며 "작은 소동이지만 마량항 일대가 청정해역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으로 만족해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