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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은 만능이다. 웬만한 음식과 다 잘 어울리는 것은 기본.

굽거나(달걀 프라이), 삶거나(삶은 달걀), 쪄 먹거나(달걀찜), 심지어 날로 먹어도 맛있다. 마땅한 반찬이 없을 때는 식탁에 올릴 '구원 투수'로 딱이다. 이처럼 요리하기 쉬운 데다, 영양 면에서도 훌륭해 '완전 식품'으로 불린다.

■ 가격 급등으로 '금란'된 달걀…5달째 고공 행진

그런데 요새는 만만하게 먹기가 살짝 부담스럽다. 슬금슬금 오르던 달걀값이 올해 1월 한판 가격 기준으로 7,000원대에 진입한 뒤, 다섯 달째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에는 축산물품질평가원 기준, 특란 30개 소비자가격이 7,566원까지 치솟았다. 6월 최고점이었다. 이후 소폭 떨어졌지만, 이달 들어서도 여전히 7,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5,000원대 초중반이던 평년 가격과 비교해 2천 원가량 오른 셈이다.

통계청의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봐도 달걀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9% 올랐다. 유정란이나 동물복지란 같은 일부 친환경 달걀 가격은 1만 원대를 돌파했다.


달걀값 상승을 부추긴 주범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다. 지난해 11월부터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린 탓에 산란계 1,674만 마리가 처분됐다. 국내에서 사육되는 전체 산란계 가운데 약 24%를 잃은 것이다.

올해 4월 이후 AI는 다소 잠잠해졌지만, 산란계 처분이 이뤄진 농가들의 생산기반 회복 속도는 더딘 상태다. 처분된 산란계 마릿수의 25% 수준인 400만 마리 정도만 재입식이 이뤄졌다는 대한양계협회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다 보니 지난 1분기 일 평균 달걀 생산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11.2% 감소했다. 3∼5월 하루 평균 달걀 생산량 역시 지난해보다 17.1%, 평년보다 11.7%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집밥 선호 현상'으로 달걀 수요가 늘어난 것도 가격 급등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가구당 평균 달걀 구매량은 137.7개로 지난해보다 7% 증가했다.

■ 정부, "달걀값 잡겠다"지만…업계는 회의적

정부는 당초 올해 2분기쯤에는 달걀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오름세가 꺾이지 않자 지난달 22일 국무회의를 열고, 6월 종료 예정이던 수입 달걀에 대한 무관세 조치를 12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달걀류 8개 품목, 총 3만 6,000t을 연말까지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달걀 수입 물량을 당초 5000만 개에서 7000만 개로 확대하는 등 달마다 달걀 수입 규모를 늘리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입 달걀 공급으로 부족분을 보충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소비 쿠폰'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며 "마트에서 달걀을 살 때, 실제 구매 가격의 10%를 할인해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란계 재입식이 충분히 이뤄졌고, 달걀 생산은 평년 수준까지 올라온 상황"이라며 "지금부터는 가격이 조금씩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달걀 수요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언제쯤 달걀값이 평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축산업계와 유통업계의 전망은 더 회의적이다.

양계농가를 대변하는 계란자조금대의원회 안영기 의장은 "산란계 수는 평년에 근접했지만, 병아리 입식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생산력이 떨어지는 노계 숫자가 많다 보니 전체적으로 보면 달걀 생산 능력 자체가 많이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달걀을 수입하면서 세금으로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정작 AI로 예방적 처분을 했던 농가들에는 아직 보상금이 다 지급되지 않았다"며 "농가들 입장에선 보상금을 받아야 병아리나 닭을 사서 재입식 할 수 있는데 그게 안 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영기 의장은 달걀값 전망에 대해서는 "재입식된 병아리가 커서 산란을 하려면 최소 5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한데 병아리 값 자체도 많이 오른 상태"라며 "수요와 공급 상황을 볼 때 아마 올해 연말까지는 달걀값이 잡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도 "재입식된 병아리의 산란 능력을 감안하면 AI가 종식된 4월을 기준으로 5개월 뒤인 9월은 돼야 달걀 공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달걀 수요가 많은 추석이 있다는 점에서 아마 빨라도 10월은 돼야 가격이 안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문제는 또 있다. 현재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AI가 올 겨울 국내에 유입돼 지난해처럼 전국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만약 올해 가을까지 달걀값을 잡지 못한다면, 라면에 '파 송송-계란 탁' 넣어 먹는 소소한 기쁨이 사치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