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보유 실탄 5조원…어디에 쏘나 _슬리퍼를 팔아 돈을 버는 방법_krvip

국민은행 보유 실탄 5조원…어디에 쏘나 _배팅하우스 프로모션_krvip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한 지 1주일이 흐르면서 국민은행은 당분간 자체 성장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금융업계는 끊임없이 추가 인수.합병(M&A)설을 제시하고 있다. 이같은 설이 난무하는 까닭은 간단하다. 현재 한국 내 최고 수준의 내부 유보자금을 쌓아놓은 단일회사로서 시장에 어떤 매물이 나오더라도 가장 쉽게 소화할 수 있으니 국민은행의 의사와 상관없이 업계는 다양한 짝짓기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것이다. 29일 은행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10월말 기준 동원 가능한 자체자금은 5조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자기자본에 자회사 출자한도인 30%를 적용하면 이같은 금액이 산출된다. 이는 한국 내 존재하는 단일회사 중 최고 규모로 M&A 시장에 어떤 거대 매물이 나타나도 인수.합병하기에 가장 유리한 입지에 있다는 의미다. M&A 업계가 국민은행의 일거수일투족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는 또 다른 이유는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은행의 내부 유보금이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은행의 자회사 출자한도는 지난해 말 4조7천억원 수준이었지만 10개월 동안만 5천억원 늘어났다. 올해에도 3.4분기까지만 2조3천억원에 가까운 순익을 벌어들이면서 잉여금을 꾸준히 늘렸다. 순익의 일부를 충당금으로 적립하고 각종 비용을 지급한 이후 남은 잉여금의 30%만 계산해도 이같은 수준이다. 우리투자증권 M&A팀 김영수 차장은 "현재 M&A 시장 상황을 감안해볼 때 최소 1년간 국민은행이 관심을 가질 만한 대어급 매물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며 "당분간 추가 인수.합병을 단행하기보다 자체 성장하면서 시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지분 매각의 경우 경영권과 상관이 없는 물량이고 민영화 등 정부와 협의할 내용이 많다.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입에 나서면 공정거래법상 독과점 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 증권업계의 경우 IB(투자은행)가 가능한 대형 증권사에 관심을 가질 만 하지만 산업은행이 대우증권을 내놓지 않는 한 마땅한 매물이 없다. KB생명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은행으로서 보험사를 인수할 필요성은 많지 않다. 결국 외환은행 인수가 좌절되면서 실탄은 충분한데 실탄을 쏠 표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금융가는 기업금융과 해외 네트워크 등 국민은행이 부족한 부분에 강점을 갖고 있는 외환은행이 다시 매물로 나올 때까지 기다릴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외환은행 재매각 과정에서 강정원 행장이 보여준 강한 의지 또한 이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강 행장은 론스타가 계약을 파기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은행을 다시 인수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론스타에 달려있다"는 코멘트를 통해 인수 재추진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당분간 자체 성장 모델을 추진하되 외환은행이 다시 매물로 나오면 원점에서 인수를 재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증권사를 인수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럴 필요성도 없고 계획도 없다'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