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최고·최저·최초’ 남발로 소비자 현혹_롤렉스 베팅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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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와 생·손보협회 등 6개 금융업협회가 소비자보호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은 최근 다양하고 복잡한 금융상품의 등장으로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지만 기존 규제만으로는 이를 제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일반 고객은 은행의 상품설명이나 광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는 금융거래 과정에서 을(乙) 신세를 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금융권은 과대광고를 원천적으로 막고 '상품 개발 실명제'로 금융상품의 신뢰도를 높임으로써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소비자보호에 나서게 됐다.

◇'최고·최저·최초' 남발하는 과대광고 못한다

금융업협회는 소비자보호 가이드라인을 통해 광고와 약관 등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규정했다.

카드사나 캐피탈사가 각종 상품을 출시하면서 업계 최고, 또는 최저라는 표현을 남발해 고객들에게 혼란을 안겨주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고', '최저', '제1위' 등 서열을 의미하는 용어는 광고 내용이 객관적으로 입증되는 경우만 사용할 수 있다.

가이드라인은 또 금융회사가 금융상품을 안내할 때 확인해야 할 사항과 유의사항에 대한 자체 기준을 만들어 이용하도록 했다.

예를 들면 설명서나 광고에 표시된 금리를 적용받고자 할 때 필요한 입금 기간과 거치 기간, 최저 입금 금액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그림 우대를 받고자 할 때 필요한 거래조건도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는 내용을 체크리스트로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2년 전 한 시중은행은 신용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최고 연 12%의 고금리를 적용한다는 적금을 판매하다 국정감사 기간에 과대광고로 지적을 받았다.

고객이 연 12% 금리를 받으려면 매달 150만원, 1년에 1천800만원의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 적금상품의 납입 한도가 매달 30만원이어서 고객이 신용카드 사용을 통해 더 받을 수 있는 우대이자는 연 13만원 안팎에 불과한데 이런 점을 상세히 설명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눈에 확연히 띄는 과장광고가 아니더라도 은행이나 카드사, 보험사가 고객들의 눈길을 끄는 내용만 강조해 광고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워낙 많은 상품이 쏟아지다 보니 고객들이 상품 정보를 일일이 다 비교하기 어려운데다 제도권 금융회사의 광고는 신뢰도가 비교적 높다"며 "이 때문에 고객들이 상품의 좋은 점만 부각시킨 광고나 설명을 보고 오해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상품개발도 '실명제'…소비자보호 강화

금융권은 이와 함께 각 금융사가 소비자의 시각을 반영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내부준칙을 만들고 상품 개발자의 이름을 설명서에 넣도록 하는 조항 등을 포함하도록 할 계획이다.

'상품 개발 실명제'를 실시하는 셈이다.

이는 상품 개발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설명서에 넣으면 상품을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금융회사의 책임이 강화될 뿐 아니라 개발자가 판매자에게 충분한 상품 정보를 제공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사는 이와 함께 판매단계 뿐 아니라 상품 개발과 기획 같은 초기 단계에서부터 소비자의 불만 예방과 피해 구제를 위해 민원과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사는 민원 재발 가능성이나 민원 경향을 파악해 상품 기획에 활용하고, 판매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완한 상품을 출시하는 등 관련 업무 체계를 갖춰야 한다.

상품과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거나 고객참여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민원이 생기고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이미 발생한 민원이나 고객 의견을 상품 개발과 기획 과정에 반영해서 소비자 피해가 생길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줄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