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집필진 공개…공정·전문성 논란_또 다른 지역 승리 베팅이 승리합니다_krvip

국정교과서 집필진 공개…공정·전문성 논란_일정 카지노_krvip

<기자 멘트>

정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내용과 집필진을 공개했습니다.

정부는 균형있게 서술됐다고 강조했지만 반발이 큽니다.

내용면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일부 집필진의 자질 논란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학교 역사 1, 2와 고교 한국사.

3종의 국정 역사 교과서를 공개하면서, 정부는 균형있는 서술을 가장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준식(교육부 장관) : "정권이나 이념에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 역사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학계의 권위자로 집필진을 구성했고..."

일선 학교에 적용하는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국민 여론을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내년 3월 신학기 부터 단일 국정 교과서를 사용하는 대신, 국검정 혼용 방안이나 1년 유예, 시범학교에 우선 적용하는 것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배(국사편찬위원장) : "미래의 역군이 될 청소년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여 주려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공개된 국정 교과서에 대해서 교총은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인터뷰> 김동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 "균형 잡힌 교과서, 또 다양한 집필진 구성(반영되야 하고) 친일 및 독재미화 , 건국절 등이 반영될 경우에 수용 불가하다는 입장을 천명했는데 이런 3대 조건에 충족치 못해..."

서울, 경기, 광주 등 진보교육감들도 '독재와 친일을 미화했다' 며 전면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집필진 31명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특히 현대사의 경우 집필진 6명에 현대사 전공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달 전 자신의 SNS에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글을 올린 대통령자문기구 인사도 포함돼 있습니다.

<인터뷰> 한상권(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 "(정부는) 가장 수준 높은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집필진 보시면 역사 학자가 거의 없습니다."

국정 교과서를 내년 3월 일률 적용하는 당초 일정 추진이 어려지면서, 국정화 철회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기자 멘트>

1948년 8월15일 서울 중앙청 광장 모습입니다.

이 현장을 어떻게 규정할지, 역사 학계의 가장 큰 쟁점이었습니다.

기존 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라고 했는데, 이번에 공개된 국정교과서에서는 '정부'라는 단어가 빠지고, 대한민국 수립이라고만 돼 있습니다.

교육부는 그냥 '정부 수립일'이 아니라 국가 자체가 1948년에 수립된 거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삼일 운동 이후 1919년 수립된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친일파들에게 면죄부를 주게 된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부분도 논란입니다.

일단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서술 분량이 기존 교과서보다 3쪽 정도 늘어난 8쪽에 이릅니다.

교육부는 '독재체제'라고 명시했고, 공과도 모두 담았다고 설명했는데요.

내용을 보면 민주주의를 억압했다는 것보단 경제 성장에 대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번 교과서 현대사 집필진은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는 자존감을 가질 수 있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제 성장의 폐해를 제대로 다루지 않아 문제가 많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이 사라진 것도 논란입니다.

기존 검정 교과서는 대다수가 평화의 소녀상 사진을 게재했는데요.

국정교과서에서는 수요 집회 사진만 있을 뿐입니다.

이 부분은 지난해 말 한일 위안부 협의 이후 일본 정부가 소녀상 철거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위안부 단체를 중심으로 더욱 민감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집필진 자질 문제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사 부분입니다.

집필진 6명 가운데 현대사 전공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그나마 1명은 미국 유학을 거쳐 육사에서 군사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데, 정통 역사학자로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현대사로 내려올수록 역사학계와 사회과학계열 사이의 학제 간 연구가 깊어져야 알찬 수확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결국 집필진이 보수 성향 일색으로 채워졌다는 비판을 받게 됐습니다.

국정교과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역점 사업입니다.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당사자 중 한 명인 차은택 씨의 외삼촌,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이 국정화 과정을 이끈 것으로 알려져 '최순실 교과서'라는 의혹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때문에 여론이 더 악화됐습니다.

내년부터 당장 교육 현장에 적용하자니, 여론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정과 검정 교과서를 혼용하는 방안도 있는데, 그러자면 검정 교과서도 새 교육과정에 맞게 바꿔야 해서, 내년 시행은 어렵습니다.

적용 시기를 연기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내년 말 대선 결과에 따라 교과서의 운명도 갈릴 수 있습니다.

시범학교에만 우선 적용하는 방안은 해당 학교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선택지가 없어, 교육 현장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