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학위 파문…각 대학 검증시스템 ‘불똥’ _포커스타에서 이름 바꾸는 방법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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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와 김옥랑 단국대 교수의 학위 위조 파문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각 대학의 학위 검증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명문대'로 불리는 상위권 대학들을 중심으로 신임 교수에 대한 학위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는 곳이 많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8일 각 대학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국민대, 성신여대 등은 신규 교원 채용시 대상자의 학위를 해당 기관에 직접 확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신규 임용 대상자의 성적표와 학위증명서(학ㆍ석ㆍ박사), 학술진흥재단 외국박사학위 신고필증 등을 제출받고 있으나 서류의 진위 여부를 따로 검증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매 학기 50∼100명의 교수를 신규 임용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확인 절차가)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특히 신규 임용자의 경우에는 해당 학과와 단과대 교수들 사이에서 사실상 검증을 하기 때문에 별도의 검증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 대학은 이미 학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거나 사제 관계나 동문 관계 등으로 기존 교수들과 잘 알고 있는 학자를 주로 교수로 채용하기 때문에 까다롭게 재확인할 필요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연세대 홍종화 교무처장도 "1차적으로 학위 원본을 제출받고 있지만 해당 대학에 별도로 조회하지는 않는다. 최종 임용되는 교수들은 학계에서 알려진 사람들로 어느 대학, 어느 교수 밑에서 공부했는지 다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거의 확인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다"라고 설명했다. 이화여대와 국민대, 성신여대 또한 임용 대상자에게서 성적증명서 등 서류를 제출받고 있기는 하지만 학위 수여기관에 직접 확인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 대학은 이번 학력위조 파문을 계기로 직접 확인 등 개선책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대 측은 "최근 학력위조 사태가 잇따르면서 우리 학교도 영원한 안전지대일 수 없다고 판단해 별도의 검증시스템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고, 연세대 홍 처장은 "각종 증빙서류를 출신학교에 조회해 공식적으로 받아보자는 이야기가 학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대와 성신여대 측도 학위 관련 서류를 해당 학교에 직접 확인하거나 제출받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미 해당 학교에 직접 학력 진위를 확인 중인 다른 대학들도 해외 대학의 경우 학위 검증에 잘 협조를 해주지 않는다며 보완 대책을 알아보고 있다. 지난 4월 박사학위를 위조한 캐나다인 영어 교수를 파면한 중앙대는 "해외 학위 소지자의 경우에는 임용 뒤 진위 여부를 확인하려는 공문을 보내도 회신율이 10%밖에 안돼 난감하다"며 교직원을 직접 해외 대학에 보내 확인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 박사 학위를 취득한 기존 교수 430명 중 해외 대학에서 회신이 오지 않은 380명의 석ㆍ박사 학위 리스트를 모두 뽑은 뒤 1년에 한차례 정도 현지로 직접 교직원을 보내 진위 여부를 가리겠다는 것이다. 세종대 서차영 교무처장은 "신임교수의 출신 학교에 학력조회를 의뢰해 그 결과를 데이터로 뽑아왔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임용된 교수들의 현지 졸업대학의 답신율이 거의 0%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져 고민이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학술진흥재단에 의뢰해 학력을 확인하고 있다"라며 해외 대학의 비협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한국외국어대 관계자도 "최종 학력 대학에 모두 공문을 보내고 있지만 외국 대학은 회신율이 낮다. 회신이 없더라도 눈에 띄는 이상한 점이 없으면 입학이나 채용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대학들은 또 최근 불거진 김옥랑 교수 사례처럼 미인가 대학에서 받은 학사 학위를 이용해 정식으로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일명 `학위 세탁' 사례에 대한 대책도 논의 중이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최종학력에 대해서만 확인을 했지만 이상하다 싶을 때는 학부까지도 확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고, 김 교수 사태에 휩싸인 단국대는 "관행적으로 최종 학력만 확인하고 그 밑에 학위는 살펴보지 못했다"며 개선책 마련에 들어갔다. 한편 고려대와 한양대, 건국대, 숙명여대 등은 이미 교수 채용시 대상자의 학위를 해당 학교를 통해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