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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지만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3년째 강원도 인제와 고성을 잇는 미시령 옛길을 밤새 학생과 교사들이 걸어 넘으며 사제지간의 정을 쌓는 학교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종암중학교 학생과 교사 등 400여 명은 13일 저녁 인제군 북면 용대리 미시령 입구를 출발해 14일 새벽 고성 천진해수욕장에 도착하는 '사제동행 미시령 옛길 국토순례 행사'를 가졌다. 13일 오후 10여 대의 버스편으로 학교를 떠난 이들 학생과 교사는 저녁 7시께 인제 용대리 미시령 입구에 도착, 저녁식사를 곁들인 잠깐 동안의 휴식을 취한 뒤 밤 10시께 정상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한밤중, 안전요원 역할을 담당한 교사들의 인솔 속에 가파른 고갯길을 가쁜 숨으로 오른 학생들은 출발 1시간여 만에 해발 826m 미시령 정상에 도착했다. 바람에 날리는 자욱한 안개, 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는 행군에 나선 어린 학생들을 더욱 지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상에서의 휴식도 잠시, 학생들은 최종 목적지인 고성 천진해수욕장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고개 내리막 길은 오르막 보다는 걷는 다소 것이 쉬웠지만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아이들에게는 이 또한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얼마를 걸었을까, 어느덧 동쪽에서는 먼동이 터오고 밤새 26㎞를 걸어온 학생과 교사들은 새벽 5시께 파도소리 요란한 고성군 토성면 천진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피곤함이 기쁨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승용차 편으로 현장에 먼저와 기다리고 있던 10여 명의 학부모들이 준비해온 김밥 등으로 아침을 해결한 학생들은 지친 몸이지만 해변에 모여 한 목소리로 "우리는 할 수 있다. 종암중학교 파이팅"을 외쳤다. 종암중이 미시령 옛길 사제동행 국토순례행사를 처음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9월. 박창배 교장의 결단이 계기가 됐다. 이날 3회째 행사를 치른 박 교장은 "모든 것을 집과 학교에서 다 해주는 학생들이 갈수록 나약해 지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어 국토순례 대행진을 계획했고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실행에 옮기게 됐다"고 당시를 회고 했다. 행군 코스는 등산을 좋아했던 당시 이 학교 교무부장이었던 조풍호 교사의 제안으로 백두대간 능선인 미시령을 택했다. 터널이 뚫리며 차량통행이 뜸해진 옛길은 아이들이 걷는 데는 무엇보다 안성맞춤이었다. 처음에는 200여명 남짓했던 참가학생 수도 3회째를 맞으며 배로 불어났다. 박 교장은 "아이들에게 국토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극기심을 길러주는 데는 이 만한 것이 없다"며 "한밤중 서로 의지하며 걷다 보면 학생과 교사 간의 정 또한 한층 돈독해 진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행군을 함께 하겠다는 학부모도 있지만 부모 없이 혼자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는 데에서 얻어지는 독립심과 인내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학생과 교사 만으로 행사를 치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회 행사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한 이준호(16) 군은 "1학년 때는 정말로 힘들었는데 3학년이 된 지금은 괜찮다"며 "3번 행군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생겨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