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빼돌려 ‘단가 후려치기’…유명 물걸레 청소기 업체 ‘갑질’_서브웨이 서퍼스 포키 버전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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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걸레 청소기를 만드는 유명 업체가 하청업체의 기술을 빼돌렸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습니다.

산업부 장관이 찾을 정도로 잘 나갔던 이 업체는 영업이익률이 한때 20%를 넘기도 했는데, 고작 2%대의 이익을 내는 하청업체의 납품 가격을 깎는 이른바 '단가 후려치기'에 빼돌린 기술 자료를 활용했습니다.

오현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청소기업체 '아너스'는 2011년 전동 물걸레 청소기를 만들어 지난해까지 110만 대를 팔았습니다.

한때 매출이 3백억 원을 넘었고, 2014년에는 산업부 장관이 수출 우수기업이라며 회사를 찾을 정도로 중소기업 모범 성공 사례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아너스는 공정위 조사 결과 물걸레 청소기 핵심 부품을 기술을 하청업체에서 빼돌린 걸로 드러났습니다.

아너스는 청소기의 두뇌에 해당하는 '전원제어장치'를 납품하는 A 업체에서 2015년부터 기술 자료 18건을 넘겨받았습니다.

그리고선 이 가운데 7건을 A 업체의 경쟁사 8곳에 넘겼습니다.

경쟁사들은 이 자료로 부품 견적서 등을 만들었고, 아너스는 경쟁사들의 견적 가격이 더 싸다며, A 업체를 압박했습니다.

[피해 하청업체 대표/음성변조 : "물건이 재고가 있는 상태에서 (납품 가격) 인하를 안 하면 안 가져간다고 하는 바람에 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품 가격은 20%나 깎였고, 손해가 커진 A 업체가 결국 납품을 중단하면서 회사도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공정위는 아너스가 하청업체에서 기술 자료를 받아 악용한 게 중대한 하도급법 위반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성경제/공정거래위원회 제조하도급개선과장 : "(아너스는 하도급 업체에) 기술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목적을 '가격 적정성 검토, 또는 제품 검수 등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공정위는 어느 것도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정위는 기술 탈취 사건 과징금으로는 최대 규모인 5억 원을 부과하고, 형제 관계인 임원 3명과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또 피해업체가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따라 손해액의 3배 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할 땐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입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