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콤프 깡’…무한 도박의 덫으로_에마누엘레 아라우조 빙고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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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강원랜드가 카지노 고객들에게 적립해주는 포인트를 콤프라고 부릅니다.

콤프는 무료를 뜻하는 영어를 줄인 말이라고 합니다.

이 강원랜드 회원카드에 게임 금액에 따라 포인트를 쌓아주는데, 이 콤프로 인근 상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숙박비로도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콤프를 현금으로 바꾸는 이른바 콤프 깡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도박에 빠진 이들이 콤프 깡을 통해 계속 도박자금을 조달하는 실태를 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랜드 카지노 영업이 끝나는 새벽 6시.

흡연실에선 은밀한 거래가 이뤄집니다.

<녹취> 업자(음성변조) : "콤프 삽니다. 콤프 얼마 있어요? 보안요원들이 있기 때문에 안 되니까...따라 나가셔야 돼요. 내가 뒤따라 갈게."

현금 할인 환전, 이른바 '콤프 깡' 거래입니다.

환전업자들이 유인하는 고객은 대부분 도박에 빠진 사람들입니다.

도박으로 10억 원이 넘는 빚을 진 임 모씨.

빚을 내 도박을 하고 콤프를 현금으로 바꿔 또 도박을 하는 악순환을 반복해 왔습니다.

<녹취> 임00(카지노 장기 출입자/음성변조) : "(왜 하는 거죠. 깡을?) 깡은 현금을 쓰려고. 그걸로 다시 도박자금을 만드는 거예요. 사실은 필요악인 거 같아요."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라고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콤프'를 만들었는데 실제 사용은 지역 상점보다 사용 액수에 한도가 없는 강원랜드 안에서 더 많이 이뤄집니다.

강원랜드 안에서 이른바 '콤프 깡'을 시도해봤습니다.

<녹취> 콤프 환전업자(음성변조) : "혹시 콤프 좀 사려고 하는데... (제가 연결해 드릴게요.)"

콤프 환전업자가 데리고 간 와인 매장.

계산은 업자가 갖고 있는 다른 사람의 콤프 카드로 합니다.

취재진은 업자에게 판매가의 60퍼센트만 현금으로 주고 와인을 샀습니다.

콤프 주인과 환전업자는 받은 돈을 나눠가집니다.

<인터뷰> 이00(강원랜드 장기출입자/음성변조) : "콤프가 하나의 발목이에요, 발목. 그거에 발목 잡혀가지고 게임을 더 하게되고, 콤프를 요긴하게 쓰지도 못하고.... "

강원랜드가 발행하는 콤프 액수는 연간 천억 원대. 이 가운데 85%가 강원랜드 안에서 사용됩니다.

<녹취> 주민 : "강원랜드에서 깡은 자기들이 다 먹지, 시내에서 돈 몇만 원 벌어 집세라도 내려고 했는데 그걸 죽이고..."

콤프는 도박중독자들의 자금줄로 전락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