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美 관세 연기에 일단은 안도…“불확실성 연장은 악재”_베팅 계획에 참여하는 심판_krvip
미국이 현지시간 17일 수입 자동차 고율관세 결정을 6개월 연기하고 재협상 대상을 유럽연합(EU)과 일본에 무게를 두자 국내 자동차업계는 일단은 한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당장은 최고 세율 25%의 관세가 적용되지 않아 미국 수출에 타격이 없고, EU와 일본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점에 따라 종국에는 한국이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완성차는 약 81만대로 전체 자동차 수출의 33%를 차지했습니다. 따라서 한국산 차량에 고율 관세가 결정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판매가 줄고 국내 생산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25%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가격이 9.9∼12.0% 올라 국내 자동차업계의 손실은 2조8천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한국은 제외 대상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는 점에서 신중하지만,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KB증권은 한국이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며 "이는 한국은 이미 지난해 FTA 재협상을 통해 미국 측에 일정 부분의 양보를 했다는 점과 무역확장법 232조의 적용검토가 양자 무역협상을 진행 중인 EU와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 미국이 자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면서까지 우선순위가 낮은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을 규제할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전망대로 최종적으로 한국이 제외되고 EU와 일본에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면 한국 업체들은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면제국이 된다면 한국의 총생산은 5.6% 늘어나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한국을 적용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도 명시되지 않아 자칫하면 불확실성이 최장 6개월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은 악재로 여겨집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수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관세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는다면, 신차를 중심으로 수출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경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를 차례로 미국에서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추가 협상 등의 추이도 고려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리는 대처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북미 수출용 쏘나타의 국내 양산 계획은 수정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면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면 별다른 조정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현대모비스도 미국이 지난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10% 관세에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포함되자 수출 전략을 변경한 바 있습니다. 그룹 내 주요국 공장들과 생산 물량 배정을 놓고 경쟁하는 르노삼성차와 한국지엠도 수출 물량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다시 수립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