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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전두환 씨 비자금 수사 소식입니다. 단돈 29만원에 불과하다던 전두환 씨의 재산 그 비자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검찰 수사가 부인 이순자 씨, 그리고 처남에게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 같은 전직 대통령의 검은돈 때문에 사회 지도층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팔순의 택시회사 사장이 장학금으로 70억원이라는 돈을 내놓아서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데요, 전두환 씨 비자금 수사 소식 금철영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앵커: 어서 오십시오. ⊙앵커: 전두환 씨 추징금 문제가 불거진 게 벌써 꽤 됐는데 몇 년 전부터 시작된거죠? ⊙기자: 8년 4개월 전인 96년 1월부터 시작이 됐는데요, 그간의 과정을 화면을 보시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96년 1월 전두환 씨가 2259억원의 뇌물수수혐의로 기소가 됐는데요. 1년 3개월 후인 97년 4월 법원은 이에 대해서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합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전두환 씨가 특별석방이 되는데요, 사상 처음으로 구치소 안에 포토라인이 설치되고 전두환 씨는 여러분, 절대로 감옥에 오지 마십시오라고 말해 화제가 되고 있었습니다. ⊙앵커: 지난 4월에 전 씨가 재산... ⊙기자: 그렇습니다. 수중에 단돈 29만원밖에 없다라고 얘기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그러다 같은 해 10월에 검찰이 전두환 씨의 아들 재용 씨로부터 괴자금 47억원을 압수하게 됩니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에는 전두환 씨의 별채와 소장품 18억 1000만원치가 경매처분 됐는데 진도개는 돌려받았습니다. 그러다 올해 들어 지난 2월 전재용 씨가 74억여 원의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이 됐습니다. 그러자 4월에 검찰이 전재용 씨 괴자금 167억 등 전두환 씨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70억원을 포착하게 되고 어제 이순자 씨 소환이 있었는데 전재용 씨 계좌 추적을 하다가 전두환 씨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206억원 가운데 130억 가량이 채권으로 관리된 혐의가 포착이 됩니다. 현재 전체 추징금 2205억원 가운데 검찰이 추징한 금액은 334억원, 나머지 1871억원이 미납된 채 남아 있습니다. ⊙앵커: 거의 미납 상태군요. ⊙앵커: 어제 이순자 씨가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130억원을 대납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것이 전두환 씨의 비자금은 아니지만 자기가 패물하고 땅을 팔아서 불린 알토란 같은 돈이다, 이것을 친척들로부터 70억원을 거둬서 한 200억원 정도를 추징금으로 납부했다고 합니다. ⊙앵커: 전직 대통령뿐만 아니고 그 부인, 그리고 아들까지, 처남까지 이렇게 검은돈 의혹 투성이인데 시민들 반응 아무래도 차갑겠죠? ⊙기자: 8년 4개월 간의 지루한 과정을 지켜 본 시민들은 이제 관련 뉴스만 보면 짜증이 난다고 대체적으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시민들의 반응을 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인터뷰: 비자금이나 만들어 놓고 아니니, 기니 하고... ⊙인터뷰: 비자금 있으면 다 내놓아야죠, 자기 것도 아니잖아요. ⊙인터뷰: 그거 보고 피가 거꾸로 서죠. ⊙인터뷰: 서민들은 돈 막 1000원, 1만원 없어서 그렇게 사는데... ⊙인터뷰: 비리라면 이제 식상해서 보지도 않아요, 스포츠 중계로 바로 가고... ⊙인터뷰: 진짜 그냥 식상한 것 같아요. ⊙인터뷰: 원래 그랬던 사람들이니까... ⊙인터뷰: 신문에 하도 많이 나니까 지쳐서 이것도 또 나왔구나... ⊙인터뷰: 이제부터라도 잘 했으면 좋겠어요. ⊙앵커: 냉랭하고 얼음장처럼 차가운데 정말 이런 소식을 계속 접하게 되니까 지칠만도 할 거예요. 그런데 이런 불신이 계속되다 보니까 이제 회복하기 참 힘들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기자: 현재 학자들이 지금 문제시하고 있는 것은 정치권, 특히 지도층 인사, 재계 지도층 인사들이죠. 전반적으로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 사회에 불신감이 형성되면서 이른바 우리나라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즉 지도층의 높은 수준의 의무와 참여가 요구된다 그런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프랑스어로 지도층에게 부과되는 아주 강력한 수준의 사회적 의무를,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습니다. 강력한 의무, 사회적 책무 등을 의미하는 단어인데요, 전쟁 등 국가 위기시에 솔선수범해서 전쟁에 나가고 평소에는 사회 봉사활동으로 모범을 보여서 국민이 단결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그런 의미로 사용되고 있고 영국의 앤드류 왕자가 포클랜드 전쟁, 그리고 이튼 칼리지의 명문학교의 학생들이 1, 2차 대전에 출정해서 목숨을 잃으면서까지 나라를 지켜 모범을 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표적인 것입니다. ⊙앵커: 그만큼 개인적인 욕심을 버려야 된다는 얘기가 되겠죠. ⊙앵커: 전두환 씨 소식과 정반대되는 밝은 소식도 있죠? 전 재산 200억원이 넘는 재산을 장학금에 내놓았다 그런 소식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요새 억대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불법 비자금, 정치권, 재계,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와 연상시켜서 생각하셨을 텐데 오래만에 240여 억에 해당하는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쾌척한 그런 시원한 청량제 같은 소식을 원종진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기자: 올해 84살인 최형규 할아버지는 요즘 들어 자주 눈물을 보입니다. 19살에 가까스로 소학교를 마치는 등 어려서 배우지 못해 한맺힌 가슴이 자꾸 아려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운수사업을 해 모은 재산을 정리해 70억원을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놓았습니다. ⊙최형규(84세): 성공했으니까 이제... 내 처지 같은 사람들을 이제 도와주자 이거죠. ⊙기자: 할아버지가 남모르게 장학사업에 뛰어든 것은 35년 전, 그 동안 장학금을 준 학생만도 4000명에 이릅니다. 지난 93년부터는 230억원 규모의 장학재단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형규(84세): (돈을) 쉽게 번 사람이면 모르겠는데, 정말 피땀 흘려 번 사람은 못써요. ⊙기자: 운수사업을 하기 전에는 콩나물 장사, 쌀장사 등으로 생계를 이을 정도로 어렵게 살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가족의 반대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할아버지의 뜻을 이해합니다. ⊙최형규(84세): 돈이라는 거는 제손으로 벌어야 그게 유지가 됩니다. 공짜로 번 돈은 오래 안가요. ⊙기자: 사후에는 모든 재산을 장학재단에 기부한다는 유언장을 작성해 공증까지 마쳤습니다. ⊙최 연(형애장학회 사무국장): 남한테 알려지는 것을 자랑하는 걸 싫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기자: 배고파 본 사람만이 돈 귀한 줄을 알고 고생해서 번 돈이어야 소중하게 쓰여진다고 할아버지는 말합니다. KBS뉴스 원종진입니다. ⊙앵커: 앞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른바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될 만한 지도층의 덕목 얘기가 나왔는데요, 이제 최형규 옹과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들릴 수 있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데요, 서민도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금 기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