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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해설위원] 어제 새벽 중부전선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은 한마디로 충격적입니다. 한 병사가 우발적 충동으로 경계 근무에 지쳐 잠에 떨어진 동료들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했다는 사실 자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 어이없는 사건으로 8명의 귀중한 장병이 세상을 떠났고 유가족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북한군을 수백미터 앞에 마주한 최전선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국민들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국방부는 사건를 일으킨 병사가 선임병들의 언어폭력에 시달려 왔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방부가 "정신개혁과 군대문화 혁신"을 개혁의 목표로 내세우며 병영 내 악습을 근절하겠다고 한 지 몇 달이 지나지 않았습니다. 북한군 1명이 철책선을 넘어 월남한 것을 주민신고로 알게 돼 신병을 확보한 것이 불과 사흘 전입니다. 지난 달에는 대청도에서 해군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고속단정이 관리 부주의로 실종됐고 대규모 수색작전에도 불구하고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방부는 그동안 뭘 했고 군 기강이 이 정도로 해이해졌느냐는 볼 멘 목소리가 안 나올 수 없습니다. 국방 태세 전체가 흔들리고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 마저 들 수 있습니다. 도대체 국민이 군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질책도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군 내부 사정도 있습니다. 군의 인성 교육을 아무리 강화해도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요즘 젊은 세대의 마음을 짧은 시간 안에 바꿔 놓을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민주군대로 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몇몇 사건을 놓고 과거 군부독재 시대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무리라는 항변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군은 국가 안보의 최후의 보루입니다. 군이 흔들리면 국가 전체의 안위가 불안해 집니다. 남북 화해 협력 시대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남북 군사 대치의 현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국방부는 올해들어 발간한 2004 국방백서를 통해 확고한 국방태세 확립과 일관된 국방개혁 추진 등을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관련자 문책과 미봉책 발표에 그칠 것이 아니라 병력 충원 제도의 개선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은 군의 자세 변화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