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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은 국립공원을 종주하려면 대피소에 묵어야 하는데요.

이런 대피소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알고 보니 특정 산악회들이 많게는 절반 가까운 대피소 자리를 가져가고 있었습니다.

최준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발 천3백25 미터, 지리산 벽소령 대피소.

입소 시간이 되자 등산객들이 자리를 가득 메웁니다.

야영이 금지된 지리산을 종주하기 위해 한바탕 예약 전쟁을 치르고, 자리를 확보한 사람들입니다.

<인터뷰> 정종연 :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포기하기도 많이 했습니다."

이런 산악 대피소의 예약 경쟁률은 성수기, 주말에는 100대 1까지 치솟기도 합니다.

전국 12개 국립공원 산악 대피소의 이번 달 예약 현황 일부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예약자 전화번호 가운데 십여 개에서 많게는 수십 개씩 중복되는 번호들이 있습니다.

확인해 보니 3개 특정 산악회의 대표 번호입니다.

1인당 월 4회로 예약 횟수가 제한돼 있지만, 이들 산악회는 여러 개의 아이디로 동시에 접속해 많게는 수백개의 대피소 자리를 편법으로 선점해 왔습니다.

이렇게 확보된 자리는 '유료 산행 일정'에 포함돼 여행 상품처럼 팔리고 있습니다.

<녹취> 산악회 : "서로 상부상조하는 거니까. 우리는 이제 차를 전세하고, 거기 길을 잘 아는 사람이 같이 가는 거니까."

2-3개 산악회가 최고 40%가 넘는 대피소 자리를 가져가고 있지만, 법 위반이 아니어서 제재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인터뷰> 주영순(국회의원) : "모든 국민이 공정한 방법으로 대피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폭적인 예약시스템 개선이 필요합니다."

국립공원 대피소가 특정 산악회들의 과욕으로 설치 취지에 맞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