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엘리트 대학 교육받는 수감자들 _발레리나는 돈을 벌어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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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주의에 관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강의실에서 한 학생이 계속 손을 들며 자신의 주장을 얘기하려 하고 다른 학생은 책을 보며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다. 몇몇 학생은 숙제가 너무 많다고 큰 소리로 불평을 하기도 한다. 대학의 강의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보이는 이 강의실의 다른 점은 모두가 남성인 학생들의 옷에 `271013'과 같은 번호가 붙어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다름 아니라 미 동부 명문 인문대학인 웨슬리언대학이 코네티컷주 체서 교도소 내에서 진행하는 수업 프로그램을 듣고 있는 수감자들이다. 살인이나 마약밀매, 납치 등 중범죄를 저지른 전과가 있는 이들의 형량을 합치면 600년이 넘고, 이들 중 일부는 평생 교도소에서 지내야 한다. 웨슬리언대는 이번 학기부터 이 교도소에서 해설작문과 사회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간 학비가 수업료와 기숙사비 등을 합쳐 5만1천달러에 달하는 웨슬리언대에서 진행되는 수업과 같은 것으로, 이 수업을 듣는 수감자가 'A' 학점을 받으면 웨슬리언대에서 'A' 학점을 받은 것으로 인정된다. 수감자들은 다음 학기에는 화학과 생물학, 정치학을 배우게 된다.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커뮤니티 컬리지와 보스턴대 같은 대학들이 벌여온 수감자 교육프로그램의 역사는 오래 됐지만 웨슬리언대의 프로그램처럼 학생 선발에서 과거 범죄 행위는 문제 삼지 않으면서 학문적 능력을 선발 기준으로 삼아 엄격한 학생 선발절차를 진행한 곳은 드물다. 1천350명의 수감자가 있는 체서 교도소에서 19명의 학생을 선발하는 자리에는 120명이 지원했다. 이들은 학생으로 선발되기 위해 프로이드의 행복에 관한 생각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룬 소론을 제출해야 했다. 학생으로 뽑힌 수감자들은 다시 공부를 하게된 이유로 지식에 대한 관심이나 자긍심, 단순한 호기심 등을 들고 있다. 사람을 총으로 쐈다가 50년형을 선고받은 클라이드 메이클(38)은 "나에게는 자존심에 관한 문제"라고 수업을 듣는 이유를 설명했다. 4년전 웨슬리언대는 교도소 수업 프로그램 제안을 받았을 당시에는 주저했다. 그러나 교도소 자원봉사를 했던 2명의 학생이 지난해 '바드 교도소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2년간 전액, 향후 2년간은 일부를 지원받는 30만달러 가까운 자금을 확보한 이후 학교측은 고심 끝에 교도소 수업 프로그램을 진행키로 지난 5월 결정했다. NYT는 웨슬리언대는 이 수업 프로그램을 장기간 지원할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모든 교육 과정을 마친 수감자에게 웨슬리언대 학위를 줘야하는지 여부는 여전히 논의 중이라면서 일부에서는 중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돈을 들여 이런 혜택을 제공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