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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파원현장보고입니다.

최근 외국인에 대한 인종혐오 범죄로 뉴스의 초점이 됐던 러시아에서 이번에는 대규모 폭탄 테러가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체첸 분리주의 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태국 남부 지역에서는 이슬람 분리주의 무장단체의 테러에 시달리는 태국 정부가 강경 일변도의 진압 정책 대신 유화 정책을 병행하면서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태국의 테러 관련 소식 잠시 후에 상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리포트>

유럽발 재정 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돼온 그리스 경제가 새로운 기로에 서 있습니다.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가운데 유럽 연합이 그리스에 대한 지원 안에 합의하면서 적어도 한숨은 돌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가 직접 빚을 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직도 세계 경제의 ’시한폭탄’이라는 우려가 여전합니다. 또한 회원국의 위기를 다루는 유럽연합의 한계도 드러났습니다.

파리 이충형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질문> 이충형 특파원, 먼저 그리스 정부가 며칠 전 국채를 발행하면서 본격적인 자금 조달에 나섰는데 시장의 반응이 나쁘지는 않았죠?

<답변>

네, 일단 그리스에 대한 국제 금융 시장의 불안감을 다소 잠재운 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밑 빠진 독처럼 빠져나간 나랏돈을 빚을 내서 틀어막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리스는 지난달 29일, 50억 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는데요, 그리스 정부가 금융 시장에서 신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국채는 말 그대로 나라의 빚, 그래서 부담도 큽니다.

금리가 5.9%. 지난해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독일 같은 나라와 비교하자면 두 배나 비싼 형편인데요, 나라의 신용이 떨어지다 보니 돈을 빌릴 때도 이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스 현지 경제학자의 평가를 한번 들어보시죠.

<인터뷰>하르두벨리스(그리스 경제학자): “국채발행 시점은 좋았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시장의 반응을 시험해봐야 했고, 유럽연합의 지원 결정이 나온 직후여서 바람직했습니다.”

<질문> 유럽연합의 지원이 그리스에 큰 힘이 됐겠는데요, 유로존 정상들이 합의한 그리스 지원 방안은 어떤 겁니까?

<답변>

네, 한마디로 유럽과 IMF가 함께 책임을 지자는 겁니다. 유로화를 쓰는 이른바 유로 존과 국제통화기금,IMF가 유사시 구제금융이나 차관을 제공해 그리스를 함께 돕기로 했습니다. 유로존 정상들이 지난달 25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서 1박 2일, 사실상 합숙을 하며 내린 결론이었는데요, 조건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리스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더 이상 돈을 꿀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맞닥뜨렸을 때, 이때에만 돈 보따리를 풀기로 했습니다. 말하자면, 그리스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더라도 완전히 익사 직전에 가기까지는 구조의 손길을 내밀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는 그리스가 엄살을 피운다든지 등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장치로도 풀이되고 있습니다.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의 말을 잠깐 들어보시죠.

<인터뷰>바로수(EU 집행위원장): “우리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그것은 유럽의 길입니다. 우리는 문제를 유럽이라는 가족 속에서, IMF 참여 하에 해결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올바른 결정이었습니다.”

<질문> 그리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유사시 IMF까지 끌어들이게 됐는데 이럴 경우엔 가혹한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죠?

<답변>

네, 이를테면 달콤한 술잔과 독배를 함께 받아드는 격이 됐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일단 유로존의 지원 안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는데요,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의 말부터 들어보실까요?

<인터뷰>파판드레우(그리스 총리): “그리스는 유로존 내에서 안전하며 유럽 또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오늘 우리는 단지 그리스만을 위한 결정을 내린 게 아닙니다. 유럽과 유럽연합 커다란 도전에 직면했고 이런 도전에 단호하게 맞서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위기에 봉착한다면, 그리스는 과거 한국의 경우처럼, IMF가 제시하는 혹독한 경제 개혁 프로그램을 피하기 어려운 처지가 됩니다. 한마디로, 저승사자의 품에 안기는 격이라는 겁니다. 이 때문에 그리스 정부는 이번 유로존 합의에 따라 당장, 자금을 신청할 계획은 없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 그리스 문제로 EU도 큰 타격을 입은 걸로 보이는데요, 지원 방안을 놓고도
나라마다 심각한 분열상을 보였죠?

<답변>

네, 유럽연합도 내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바깥에 손을 벌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유로 단일 통화가 출범한지 12년에 최대의 악재입니다. 특히, 리스본 조약 발효로 유럽합중국을 향한 정치 통합으로까지 가자고 부르짖는 마당에 큰 암초를 만났습니다.

유로존 전체에서 차지하는 경제비중이 고작 2% 남짓에 불과한 그리스 한 나라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다, 나라마다 입장도 달라 사분오열 양상을 보였습니다.

특히 유럽연합의 맏형 격인 프랑스와 독일의 대립이 심각했는데요, 프랑스는 유로 존이 한 가족으로서 문제를 독자 해결하자는 입장이었고요, 반면에, 독일은 돈을 헤프게 쓴 나라에 왜 우리가 뒷수습을 하냐며 IMF 개입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메르켈(독일 총리): “경쟁 경제를 가진 독일이 이런 상황의 희생양이 될 수는 없습니다. 독일이 수출로 벌어들인 수입은 채무 국가들에게도 이미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질문> 앞으로 중요한 건 그리스 정부가 어떻게 허리띠를 졸라매서 스스로 재정 위기 극복의 발판을 마련하느냐 하는 것일 텐데..내부적인 저항도 만만치 않죠?

<답변>

네, 정부의 재정 긴축 안에 반발한 노동계의 반발이 큽니다. 최근 한 달 사이 그리스에서는 공공노조와 민간노조의 총파업이 4차례나 이어졌습니다. 임금 동결, 보너스 삭감 등에 항의하는 공무원 노조는 아테네 도심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습니다.

경찰 공무원과 소방관, 해안 경비병들까지 파업에 가세해 한편에서는 시위를 벌이는 경찰과 이를 막는 경찰이 충돌하는 광경도 벌어졌습니다.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의 발이 묶이고 학교와 병원 등이 문을 닫는 등 공공 기능이 한때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는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올해 48억 유로 규모를 추가로 긴축하는 등 허리띠를 더욱 조이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