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비아그라 대량유통 _로빈과 베토_krvip

⊙앵커: 가짜 비아그라 유통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시중가격의 두 배가 넘는 가짜 비아그라가 이젠 약국에서까지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가짜 비아그라의 은밀한 유통현장을 황운구 프로듀서가 밀착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구로동의 한 공사장. 밤이 되자 성인용품을 취급하는 한 상인이 환하게 불을 켜고 장사를 시작합니다. 비아그라를 팔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기자: 비아그라 얼마예요? ⊙인터뷰: 삼만원요. ⊙기자: 몇 알에요? ⊙인터뷰: 한 알. ⊙기자: 흥정을 마치자 주인은 차안 깊숙이 감추어 둔 비아그라를 꺼내 건네줍니다. 채 일분도 안 돼 거래는 끝났습니다. ⊙기자: 이거 어디서 구하셨어요? ⊙인터뷰: 갖다 주는 사람이 있어요. 오토바이를 타고... ⊙기자: 진품 맞습니까? ⊙인터뷰: 진품이래요. ⊙기자: 진품이래요? 갖다주는 사람이요? ⊙기자: 하지만 진품이라고 내놓은 두 알의 비아그라는 색깔마저 선명히 다릅니다. 최근 중국으로부터 크게는 10억원대까지 비아그라 밀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진위를 알 수 없는 중국산 비아그라의 대부분은 동대문, 남대문 등 이른바 도깨비시장으로 불리우는 수입상가로 들어와 판매됩니다. 판매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인터뷰: 좋은 건 2만원씩 해요. ⊙기자: 비아그라가 2만원씩이나 해요? ⊙인터뷰: 그러니까 중국 것과 섞어서 만오천원에 파는 사람이 많은데 그건 안 좋은 게 많이 섞였으니까 가짜는 30만원, 한 알에 만원꼴이에요. ⊙기자: 현장을 확인하고 적발에 나선 단속반을 뒤따랐습니다. 하지만 병째 판매하는 다량의 비아그라는 모두 치워버린 뒤입니다. ⊙기자: 이거 어디서 들어온 거예요? ⊙인터뷰: 그냥 낱개로 하나씩... ⊙기자: 현장에서 압수된 비아그라 중 일부입니다. 이렇게 불법으로 유통되는 비아그라는 시중가의 2배까지 거래되고 있습니다. 비싸지만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비아그라의 불법유통은 날로 확산되고 있고 그에 따른 부작용의 우려도 심각합니다. 27살의 김 모씨, 밀매되는 비아그라를 복용해 피해를 입었지만 하소연 할 곳도 없어 속앓이만 합니다. ⊙김 모씨(피해자/27살): 약이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그리고 가격도 턱없이 비싸고요. ⊙김경래(비뇨기과 전문의): 효과가 없다거나 두통이 심하다거나 그 다음에 나빠졌다고, 더 나빠져 가지고 안 되겠다고... ⊙기자: 비아그라는 의사의 처방없이는 약국에서도 구입할 수 없는 전문의약품입니다. 하지만 시중의 약국에서조차 버젓이 가짜가 판매됩니다. 인천의 한 약국입니다. ⊙기자: 비아그라 있어요? ⊙인터뷰: 있어요. 몇 개나(필요해요)? 이건 반면 먹으면 효과가 나거든... 많이 얘기좀 해주세요. ⊙기자: 진짜죠? ⊙인터뷰: 예. ⊙기자: 처방전 없이 판매하는 비아그라의 출처는 약국 한 켠의 작은 골방. 다른 약들과는 달리 숨겨둔 가방에서 20개가 넘는 비아그라가 나옵니다. 게다가 색깔과 글자모양까지 전혀 다른 가짜 비아그라까지 발견됩니다. ⊙인터뷰: 바로 옆에 과일가게에서 팔아달라고 하더라고 90%가 가짜라고 하는데 효과 없으면 언제든지 자기한테 얘기하래. ⊙기자: 그걸 어떻게 믿어요? ⊙인터뷰: 우리 옆집이니까, 옆집이니까 믿지요. ⊙인터뷰: 아이, 안 파는 데가 어딨어요. 천지가... 너무나 많은데가 그렇기 때문에(팔기 때문에) 좋로는(다 그래요.) ⊙기자: 전문사이트가 생겨나면서 게시판을 통한 온라인 비아그라 유통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그중 비아그라를 팔겠다는 한 사람과의 통화에 성공했습니다. ⊙기자: 미국에서 직접 가져온 진품이에요? ⊙인터뷰: 아니요. 미국에서 가져온 건 아니구요. 홍콩에서 가져왔어요. ⊙기자: 홍콩에서요? ⊙인터뷰: 예. ⊙기자: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나가자 승용차 안으로 안내합니다. ⊙인터뷰: 중국에서도 팔아요. 정품이라고 해서. 한 천알까지도 구입할 수 있어요. 달라는 대로 드릴 수 있어요. ⊙기자: 밀반입하려다 검찰과 세관에 적발된 비아그라의 진위여부를 조사한 결과 총 66건 중 59건이 성분이 아예 없거나 함량미달로 드러났습니다. ⊙이선규(비뇨기과 전문의): 가짜 비아그라가 발기유발 성분이 없기 때문에 복용을 하고서도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이죠. 심하면 이것조차도 나한테 듣지 않는구나해서 자포자기 할 수도 있다는 것... ⊙기자: 가짜 비아그라의 경우 표면이 거칠고 새겨진 숫자가 선명하지 않습니다. 정품의 경우 두 알씩 포장돼 있고 포장겉면에 비아그라라는 영문표기가 번쩍입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밀수된 가짜 비아그라만도 5만여 종, 그중 90% 이상은 부작용에 대한 검증없이 시중에 대량으로 불법유통되고 있습니다. 전문의약품인 비아그라,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KBS뉴스 황운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