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사칭 전화금융사기…“금감원에 2억여 원 건네라”_베타인에 접속하다_krvip

검사 사칭 전화금융사기…“금감원에 2억여 원 건네라”_포커 전나무 사냥꾼_krvip

지난 17일 대전시 도룡동의 한 시중은행에서 2억 300만 원을 인출하려던 40대 남성.
지난 17일, 대전시 도룡동의 한 은행에서 40대 남성이 2억 300만 원이라는 거액을 인출합니다. 큰돈을 인출하는 만큼 은행원이 어디에 쓰일 돈인지 물었는데 대답을 명쾌하게 하질 않았습니다.

전화금융사기로 의심한 은행원은 경찰에 신고했고, 2억 원이 넘는 돈을 인출한 40대 남성은 알고 봤더니 사기범에 속은 피해자였습니다.

은행원과 경찰의 기지 덕분에 거액의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 계좌가 대포통장”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해당 남성이 돈을 인출하기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서울중앙지검 소속 아무개 검사라고 밝힌 사람, 사실은 검사를 사칭한 전화금융사기범이었습니다.

검사를 사칭한 사기범은 피해자에게 "당신의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라며 겁을 줍니다.
피해자 명의의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쓰이면서 2,200만 원가량의 금액이 대부업체 등을 통해 갑자기 대출됐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수사를 위해 피해자의 휴대전화기에 ‘원격조종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합니다. PC를 통해 원격으로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앱이 피해자 휴대전화에 설치됐고, 본격적인 사기가 시작됐습니다.

먼저 사기범은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위조된 검찰 공문서를 보여주고 또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대포통장에 악용된 만큼 다른 은행 계좌에는 문제가 없는지 알아보라고 합니다. 사기범은 또, 검찰과 금융감독원이 공조해 피해자의 모든 계좌를 대출할 수 없도록 거래 정지할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이 말을 믿은 피해자는 1금융권을 비롯해 2금융권 등 은행을 돌며 본인의 계좌를 살피고 또 대출이 가능한지 알아보라는 사기범의 말을 믿고 실제로 대출을 받습니다.

이렇게 여러 은행을 돌며 받은 대출금만 2억 300만 원에 달했습니다.


■ “금감원에 돈을 건네라”

검사를 사칭한 사기범, 이번엔 피해자에게 “당신 명의 대포통장의 범죄 무혐의 사실을 입증하려면 대출받은 금액을 금융감독원에 전달하라”고 지시합니다. 검찰과 금융감독원이 피해자 계좌의 거래를 정지했는데 대출이 실행됐으니 문제가 생겼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대출받은 돈은 잘못 인출된 것이니 금융감독원에게 다시 반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말을 믿은 피해자는 대전시 도룡동의 한 은행을 찾아 대출받은 2억 300만 원을 모두 인출합니다.

피해자로부터 거액의 현금으로 찾겠다는 요구를 받은 은행원은 이상한 낌새를 느낍니다. 그리고 찾는 용도를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채 불안에 떠는 피해자의 모습을 보고 경찰에 신고합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피해자를 설득한 끝에 검사를 사칭한 전화금융사기 피해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2억 300만 원의 거금이 사기범의 손에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 피해를 막게 된 겁니다.

현장에서 피해자와 마주했던 김희주 대전 유성경찰서 도룡지구대 경장은 “전화금융사기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또 40대 남성도 속일만큼 정교해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은행에서 신고해준 덕분에 2억 원의 현금이 범죄조직에 넘어갈 뻔한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경장은 또 은행에서 고액 인출 등 전화금융사기로 의심되는 신고를 해주시는데 10건 중 1건이 범죄로 확인되고 있다며 피해에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 의심되면 ‘010-3570-8242’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라며 신분을 속인 전화금융사기범.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에서는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이미 운영하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관들이 24시간 운영하는 ‘010-3570-8242’,
이 번호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의심될 때 위조 문서 등을 보내 검찰로부터 확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2억 원의 피해를 당할 뻔했던 40대 피해자처럼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전화금융사기단이 원격조정 앱이나 악성 앱을 설치할 경우 해당 번호로 연락해도 사기범이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가 벌어지고 있을 땐 그리고 휴대전화 해킹이 의심될 경우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를 이용하거나 은행, 경찰에 도움을 청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