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원로목사들 “제가 잘못했습니다” _기계 모험가 베토_krvip

개신교 원로목사들 “제가 잘못했습니다” _아이디어는 돈을 만든다_krvip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나님,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남은 인생 남을 위해 헌신하며 살겠습니다."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원로목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참회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는 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강변교회에서 '제가 잘못했습니다'라는 주제로 월례 조찬기도회와 발표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정익(신촌성결교회) 목사의 사회로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 김성영(성결대 총장) 목사, 손인웅(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공동회장) 목사 등이 기도를 했습니다. 이어 김명혁 목사의 사회로 김창인(충현교회), 강원용(경동교회) 원로목사와 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등이 나와 15분씩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목으로 발표했습니다. 한국 교회의 대표 지도자들이 후배들이 보는 앞에서 종교인이자 인간으로서 지은 잘못을 고백한 것. 가장 먼저 발표자로 나선 김창인 목사는 해방 이후 교회재건운동을 펼치면서 교회의 분열을 막지 못한 점을 반성했습니다. 김 목사는 "1945년 해방 후 개신교는 일제 때 신사참배 문제를 놓고 장로교와 고려파로 분열했는데,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이 나에게도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김 목사는 이어 "한번은 능력이 뛰어난 어떤 분을 내 후임으로 추천했는데, 총회가 이를 거부해 총회를 흔들어놓은 적이 있다"며 "하지만 1, 2년 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다시 총회에 복귀했다. 당시 교만했던 나를 반성한다"고 말했습니다. 강원용 목사는 개신교 내의 일치문제에 소홀했던 것, 환경문제에 무관심했던 것 등에 대해 스스로 회초리를 들었습니다. "지난 90년 가까이 내가 잘못한 것을 다 이야기하라면 책 한 권, 9시간도 모자란다"고 고백한 강 목사는 "1965년부터 불교, 원불교 등 종교 간 대화운동을 펼쳐왔는데, 정작 가장 먼저 해야 할 기독교 내 대화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서로 갈라지고 대립해온 우리 개신교 안의 참된 대화와 협력에 힘썼다면 뭔가 달라지지 않았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강 목사는 "그동안 기독교의 중심에는 항상 인간이 놓여 있었는데, 우리가 분명하게 깨달아야 할 것은 '생명 중심 사상'이 가장 근본에 놓여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 이웃인 지구가 죽어가고 있는데, 교회는 아무 것도 못했다"고 돌아봤습니다. 강 목사는 이어 "우리 나라는 해방 후 줄곧 위기가 닥쳐왔지만 이번이 진짜 위기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 전래된 지 20-30년밖에 안돼 3.1운동을 주도했던 개신교가 나라가 이 지경이 되고 있는데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교회의 지도자로서 마음이 안타깝고, 부끄럽다. 숨을 거두는 날까지 오늘 반성했던 것들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 온힘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조용기 목사는 독일의 신학자 디티리히 본훼퍼가 제시한 '값 싼 은혜'라는 말을 들어 자신의 죄를 반성했습니다. 조 목사는 "그리스도에 대한 순종의 삶이 없는 '값 싼 은혜'를 가지고 살았다"고 돌아보면서 "앞으로 율법과 계명을 받들고 은혜와 진리 속에서 새 사람으로 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조 목사는 이어 "말로만 사랑을 외쳤고, 이웃에 대해 너무 무관심했으며, 사회의 고통과 부도덕에 너무 침묵했다"며 "이제부터라도 있는 힘을 다해 사회의 정의를, 우주의 하나님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