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뚫리는 방탄복’ 적발…업체와 연구소는 반박_어디에 베팅할 것인가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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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에서 적발한 ‘성능 미달’ 방탄복 (사진 제공 : 감사원)
군인들이 입는 방탄복은 총알이 뚫지 못해야 하는 만큼 무엇보다 '성능'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감사원이 지난해 군 부대에 납품됐던 방탄복을 조사해봤더니 성능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탄복은 방위사업청이 구매하기로 업체와 계약을 맺으면, 이후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성능이 적합한지 시험한 뒤 제작을 승인하는데요. 이 과정을 어떻게 통과한 걸까요?

■ 방탄소재 덧댄 곳에만 사격시험…"연구소는 알고도 승인"

결론부터 말하면 성능을 조작해 시험을 통과했다는 게 감사원 감사 결과입니다.

방탄복 성능시험은 '방탄 성능'과 '유연성', 이 두 가지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방탄복을 납품하는 A 사도 지난해 국방기술진흥연구소를 통해 이 항목들에 대한 품질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감사원은 A 업체가 총격이 가해지는 방탄복 가장자리 3곳에만 방탄 소재를 추가로 덧댄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유연성 품질검사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감사원은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A 업체의 '속임수'를 알고도 제작을 승인해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국방기술진흥연구소에는 이 업체가 방탄복 성능을 조작하고 있다는 '제보'까지 접수됐지만, 연구소 측은 성능 시험을 그대로 통과시켰다고 감사원은 설명했습니다.


감사원이 '불량 방탄복'의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시험 해 본 결과, 문제의 방탄복은 총탄을 맞았을 때의 변형량이 허용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변형이 되지 않아야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데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감사원은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품질보증 업무를 소홀히 해 100억 원에 달하는 '성능미달' 방탄복이 군에 보급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런 방탄복은 장병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감사원은 A 업체에 대해 입찰 자격을 제한하고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담당 연구원 2명에 대해 징계 처분하라고 기관에 통보했습니다.

■ 연구소 "방탄복 성능 문제 없어"...업체 "국방부 규정 준수" 반박

이에 대해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측은 계약서 상 기준과 절차에 따라 시험을 진행했으며, 모두 합격된 제품만 군에 납품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감사원이 자체적으로 한 성능 시험 방법은 공인된 시험 기준과는 다르다며, 구매요구서에서 요구하는 기준으로는 방탄복의 성능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방탄복을 납품한 A 업체 역시 감사원 발표를 반박했습니다.

이 업체는 성능시험에서 기준을 충족했으며 '부실 방탄복'이라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억지 주장이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납품한 방탄복이 국방부의 규정상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 먹는 물도, 생활실도…軍 곳곳에서 '부적정' 사례 적발

이번 국방부 감사에서는 방탄복 외에 '먹는 물' 등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는데요.

육군이 관리하는 2개 급수원에서 우라늄이 기준치를 초과했지만, 이를 알지 못해 사용 중지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병들이 잠을 자는 생활실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육군의 경우, 생활실 가운데 1인당 바닥면적 기준에 미달하는 곳이 39%로 파악됐습니다. 장병 10명 중 4명이 정해진 기준보다 좁은 곳에서 잠을 자고 있다는 뜻입니다.

감사원은 "당초 배치한 병력보다 많은 인력을 추가 배치했음에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생활 여건이 열악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가 장병의 안전, 건강과 밀접한 사항들이었다며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육군 등 관계기관에 21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시정하라고 통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