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홍수 현장을 가다…‘식량위기 오나?’_이기고 있다_krvip

中 대홍수 현장을 가다…‘식량위기 오나?’_포커 얼굴 밈_krvip

[앵커]

석 달 째 이어지고 있는 중국 홍수 피해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홍수는 1961년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장마 때문인데요.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곳이 양쯔강 중하류 지역인데 이곳이 중국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여서 식량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 취재한 안양봉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주에 중국 국가 서열 1, 2위 주석과 총리가 모두 수해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하죠?

[기자]

네, 시진핑 주석, 지난 18일 양쯔강 하류 안후이성에 도착해 며칠을 보냈는데요.

홍수 방제에 투입된 인민해방군에 "군이 나서 피해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 이런 지시를 내렸습니다.

현재 홍수 현장엔 인민해방군 120만 명이 투입돼 있습니다.

리커창 총리도 양쯔강 상류 충칭으로 달려가, 장화를 신고 수해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민심을 다독였습니다.

[앵커]

중국 1, 2인자가 모두 나서야 할 만큼 피해가 심각하다는 건데, 홍수 탓에 '중국에 식량 위기가 올 수 있다'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어요?

[기자]

네, 침수 피해가 심각한 양쯔강 중하류지역이 중국 최대 쌀 생산지이자, 대표적인 곡창지대이기 때문인데요.

저희 취재팀이 시진핑 주석이 방문했던 안후이성을 직접 찾아 현지 농경지 피해 상황 등을 취재했습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긴 강 양쯔강입니다.

강 아래, 위를 오가는 수많은 화물선 가늠이 안 될 만큼 큰 강폭 그런데 이 강이 홍수로 넘치고 있습니다.

벌써 석 달째입니다.

안후이성 안칭 시의 한 주택입니다.

["창문도 다 깨졌어요. 여기도 그렇고, 물이 집 안까지 들이쳤어요."]

집은 물론 세간살이 뭐 하나 성한 것이 없습니다.

3층인 이 주택의 1층은 아직도 물에 잠겨 있습니다.

["5년 사이 두 번 씩이나 물에 잠겼습니다. 이런 피해를 우리 같은 서민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집은 이웃에 비하면 사정이 좀 나은 편입니다.

집과 생활 터전인 농경지가 수심 10m 호수로 변했습니다.

중국에서 홍수로 긴급 대피한 사람이 410만 명, 전체 수재민은 6,500만 명에 이릅니다.

양쯔강 지류 사정은 어떨까?

본류에서 200여 km 떨어진 지류 '피허' 주변 농경지입니다.

드문, 드문 보이는 전봇대, 가끔 드러나는 농로가 이곳이 논밭이었음을 말해 줍니다.

농민 정성이 깃든 농작물이 물속에서 썩어가고 있습니다.

드론을 최대 높이 300m 까지 올려 주변을 촬영했습니다.

침수 농경지가 얼마나 넓은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물이 빠진 곳은 또 어떨까?

중국 사람들이 즐겨 먹는 호박과의 열매, 구아로우 과수원입니다.

진한 초록을 자랑하던 과수원이 침수 이후 이렇게 변했습니다.

["한두 개가 아닙니다. 모두 물에 잠겨 썩어버렸습니다."]

구아로우 넝쿨이 뿌리째 쑥쑥 뽑혀 나옵니다.

열매도 모두 누렇게 말라버렸습니다.

["그때 죽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이 일을 누구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농민들 취재하면 다 같은 마음 일 겁니다."]

키운 지 3년 된 구아로우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성한 것이 없는데요.

그 옆 볏논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모내기하고 석 달 만에 물에 잠겨 이처럼 다 녹아버렸습니다.

수확을 앞뒀던 다 자란 벼에서, 갓 모내기 한 어린모까지 모두 죽어버렸습니다.

취재진을 본 마을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여기만 농경지가 수백만㎡입니다. 이쪽 포함해서 여러 곳이 전부 잠겼습니다."]

중국 당국이 지난달 밝힌 이번 홍수 침수 농경지는 모두 5만여 ㎢입니다.

한국 국토의 절반이 물에 잠겼다는 말입니다.

문제는 이곳 대부분이 3모작을 하는 중국 최대 쌀 생산지라는 겁니다.

농민들은 1모작은 수확기에 쓸려가 버리고, 2모작은 이삭이 패자마자 잠기고, 또 3모작은 심을 곳이 없다고 말합니다.

["다시 농사지으라고 하는데 어디서 농사를 짓느냐? 논이 풀밭이 됐다. 누가 황무지에서 다시 농사를 짓겠느냐?"]

올해 중국 쌀 생산량이 5%, 1,120만 톤 감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여름 밀 수매량은 이미 작년보다 22%나 줄었다는 공식 발표도 나왔습니다.

랴오닝성 옥수수는 수확이 1200만 톤 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물가도 심상찮습니다.

옥수수 가격은 올 들어 14% 급등했고, 콩과 쌀 가격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국가 비축분을 풀었는데도 오름세를 잡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양쯔강을 찾아 수재민을 위로한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지린성에선 식량 증산을 강조했습니다.

최근 중국을 휩쓸고 있는 음식 낭비 근절 운동도 이번 홍수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런데 중국 대홍수는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중국 어머니의 강 황허에는 18일, 5호 홍수가 발령됐습니다.

양쯔강에도 앞서 하루 전 5호 홍수가 내려졌습니다.

싼샤댐에는 1초에 7만 6천 세제곱미터, 댐 완공 이후 가장 많은 물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이 물이 갈 곳은 또 정해져 있습니다.

상류의 엄청난 강물이 하류 곡창지대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벌써 석 달째 기록적인 홍수를 겪고 있는 중국 남부.

또 물바다로 변할 거라는 공포와 함께 올해 식량 수급이 불안할 거라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안후이성에서 안양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