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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사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은행 협조 요청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8일 오전 10시 35분께 전남지방경찰청 112상황실에 주유소 손님의 아이가 유괴를 당한 것 같다는 내용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전남 나주시 봉황면의 한 주유소 사장 김모(44)씨는 단골손님인 구모씨가 주유를 하던 중 전화 한 통을 받더니 이내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황급히 떠났다고 말했다. 땅바닥에는 '유괴'라는 글씨가 남겨져 있었다.

112 종합상황실 박점수 경위는 피해자와 피해자 아내의 연락처를 파악한 뒤 나주경찰서로 긴급 지령을 내렸다.

나주경찰서 장덕자 112 종합상황실장(경감)과 정의식 팀장, 박현호 경위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하고 주요 길목과 각 은행에 순찰 인력을 출동시키는 한편 농협과 우체국, 새마을금고 등 지역 내 금융기관들에 연락을 취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추정 사건이 있으니 고액 계좌이체를 요구하는 손님을 제지해달라"며 협조요청을 했다.

"방금 남편이 집에서 농협 카드를 들고 급하게 나갔다"는 피해자 구씨 아내의 통화 내용을 무전으로 전달받은 금성지구대 이경훈 경위는 인근 농협에서 오전 11시께 구씨의 흰색 카니발 승용차를 발견했다.

한 손에는 전화기를 든 채 불안한 모습으로 365코너에서 계좌이체 중인 구씨에게 "보이스피싱"이라고 말렸지만 구씨는 "애들을 납치해 죽인다는데 무슨 소리냐. '살려달라'는 아들의 목소리도 들었다. 3천만원을 입금해야 한다. 전화 끊으면 애들을 죽인다고 했다. 비켜라"며 거부했다.

아이가 무사한지 확인할 겨를을 주지 않기 위해 범인이 전화를 끊거나, 신고를 하면 자녀를 해치겠다고 협박을 계속한 것이다.

이 경위는 아이들의 안전을 바로 확인해주겠다며 통화를 끊도록 유도한 뒤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들과 딸의 이름을 112 종합상황실에 보고해 아이들이 각각 학교와 체험학습장에서 무사히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이 경위는 "범인이 아들의 목소리까지 연기해 들려주니 막상 닥치면 속을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협박전화를 받은 즉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불안하다면 스피커 폰 기능 활용, 쪽지 메모 등을 통해 꼭 주변 사람에게라도 신고 요청을 하고 도움을 받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