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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고향을 찾아 떠나는 도시민들의 모습을 보셨습니다마는 추석 사흘 전 지금 고향은 어떤 모습이겠습니까? 추석 대목을 맞은 시골 장터와 한 두메산골의 정겨운 추석맞이 모습을 취재했습니다. 윤수희, 이주형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기자: 추석이 코앞인데 햇곡식과 햇과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햇밤을 사러온 주민은 껑충 뛰어오른 가격을 놓고 흥정이 한창입니다. 햅쌀도 아직은 수확하기 전이라 차례상에 올릴 것만 따로 구입해야 합니다. ⊙인터뷰: 밤, 대추, 감 그런 것도... 그런데 올해는 없어, 그런 것이. 그래 가지고 다 묵은 거 쓰죠, 지금. ⊙기자: 과일가게도 어물전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서둘러 내려온 며느리도 시어머니와 함께 장을 보며 빠진 것은 없는지 꼼꼼히 챙겨봅니다. ⊙정애심(주민): 벼도 다 쓰러지고 고추도 버리고 그래서 우리 새끼들 왔으니까 약소하게 해서라도 맛있게 먹고, 조금씩이라도 더 싸주고 하려고... ⊙기자: 대목장에 가장 붐비는 곳은 시골 방앗간입니다. 어렵게 농사지은 햇깨와 고추가 방앗간 입구에 길게 줄을 지어섭니다. ⊙배선애(주민): 고추도 빻아서 주고, 기름도 짜서 주고, 깨도 주고... ⊙기자: 그러실려구요. ⊙배선애(주민): 네... ⊙기자: 도시화 물결에 밀려 시골 장은 점차 명맥을 잃어가고 있지만 추석대목을 준비하는 농촌 주민들의 마음만은 늘 변함없이 넉넉합니다. KBS뉴스 윤수희입니다. ⊙인터뷰: 시집간 딸들은 남의 식구라 명절 때 안과…. ⊙기자: 모두 해야 7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산골마을. 이곳에도 추석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두메산골로 시집온 지 30년. 할머니가 돼 버린 두 아낙의 대화는 추석으로 이어집니다. ⊙인터뷰: 다섯식구 먹을 고추를 준비해야 돼…. ⊙기자: 서울 사는 아들, 딸네 주려고 심은 고추밭은 엉망이 됐습니다. 끝내 밭을 갈아 엎었어도 아들, 딸 줄 고추만큼은 준비해 두었습니다. ⊙인터뷰: 바빠서 닭 잡아먹을 시간이 있어야지 자식들이나 오면 이렇게 잡아먹지. ⊙기자: 벌초길에 나섰던 할아버지도 서둘러 걸음을 재촉합니다. ⊙인터뷰: 누구 줘, 오빠도 주고 언니도 주고 다 주지. ⊙인터뷰: 우리 큰아들이 온다고 해서... ⊙기자: 자식들 줄 김치거리를 장만하다 차 소리에 놀랐다는 할머니. 이내 슬그머니 방으로 들어갑니다. ⊙인터뷰: 애비냐? 언제 올래? 언제, 몇 일날 올 거야? 전화하고 싶어서... ⊙기자: KBS뉴스 이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