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수장들, ‘생존경쟁’ 백태 _포켓 페그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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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 이후 노무현 정부 때 임명됐던 일부 공기업 수장들이 조만간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금융공기업 수장들도 '살아남기 위해' 나름의 생존전략을 펼치고 있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임기를 8개월여 남긴 산업은행 김창록 총재는 민영화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12일 '산업은행이 새 정부의 산은 민영화 계획 추진에 맞춰 자체 준비작업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제목으로 '자화자찬식' 보도자료를 냈다. 이 자료는 김 총재가 일본 투자은행(IB) 대표들을 만나 IB들의 지주회사 전환과정과 체제전환에 따른 조직개편, 영업전략 및 자회사간 시너지 효과 극대화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김 총재가 지난해말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 민영화와 관련, "매각하고 나서 남아있는 조직이 생존 가능해야 하는데 그게 없으면 민영화의 의미가 없다"고 말해 사실상 민영화에 부정적인 의사를 비췄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김 총재와 만난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의 총재가 "국책은행의 민영화에는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쳐 경쟁력 강화 기반을 미리 보완해야 한다. DBJ 민영화에도 약 3년의 준비기간과 함께 5~7년여에 걸쳐 지분매각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이례적으로 길게 소개하는 등 여전히 내심으로는 급격한 민영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교체 물망에는 거의 오르지 않는 윤용로 기업은행장도 최근 새 정부의 '코드'에 호응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서민섬김통장'이라는 상품을 출시했다. 대부분의 은행이 고액예금자를 우대하는 것과는 달리 가입금액을 최고 2천만원으로 제한하고 소액예금이라도 고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가계수신기반이 취약한 기업은행의 수신 저변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아이디어 상품이라는 평가를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이명박 정부가 강조하는 '섬김'과 '서민'이라는 이름이 상품명으로 채택되면서 일부에서는 '코드에 맞춘 것 아니냐'면서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또 기업은행이 최근 중소기업에 파격적인 조건으로 대출해주는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이 역시 중소기업을 강조하는 새 정부와 발걸음을 같이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의 박병원 회장은 '치적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30일 취임 1주년을 맞은 박 회장은 그간의 각종 성과를 내세우며 우리금융의 발전상을 강조하는 등 대외 홍보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박 회장은 이 과정에서 언론에 '과잉 홍보'를 하는 모습을 보여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밖에 공사들이 새 정부의 '얼리 버드(Early Bird)' 추세에 맞춰 무작정 회의 시간을 앞당기는 모습 또한 '생존을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