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상근감사, 금감원 출신이 70% _심리 치료사는 얼마를 벌나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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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금융회사 상근감사위원의 70%를 금융감독원 출신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감독기관 출신이 퇴임 이후 금융회사의 감사위원으로 옮기는 관행이 굳어질 경우 이들이 기업 감시 역할보다는 '바람막이' 역할에 치중하게 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증권과 은행, 보험 등 42개 금융회사가 제출한 작년 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9개사(69.05%)의 상근 감사위원이 금융감독원(옛 증권.은행.보험감독원 포함)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금융회사의 감사위원(상근감사위원 포함) 93명 가운데 33명도 금감원 출신으로 전체의 35.48%를 차지하고 있었다.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 자산총액이 1천억원 이상인 상장사는 주주를 대신해 기업을 감시하는 1인 이상의 상근감사를 둬야 한다. 또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3인 이상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하며 감시위원의 3분의 2 이상을 비상근인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한다. 특히 증권회사 상근감사위원은 대부분이 금감원 출신으로 '낙하산 인사'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21개 증권회사는 부국증권과 NH증권을 제외한 19개사의 상근감사위원이 금감원 출신으로 90.47%를 차지하고 있었다. 상근감사위원을 두고 있지 않은 동양종금증권은 조사대상에서 제외했으며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조사했다. 조사대상 증권사의 감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40명의 감사위원 가운데는 21명이 금감원 출신으로 52.5%를 차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현대증권과 대신증권, 하나증권 등 상당수 3월 결산 증권회사들이 이번 주주총회을 앞두고 금감원 출신을 새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해놓은 상태다. 증권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은행과 보험과 금감원 출신 감사위원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은행 10개사 가운데 6개사는 금감원 출신이 상근 감사를 맡고 있으며 전체 감사위원 31명 가운데 6명(19.35%)이 금감원 출신이다.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는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손해보험회사의 경우 11개사 가운데 4개사의 상근 감사가 금감원 출신이며 전체 감시위원 22명 중 6명(27.27%)이 금감원을 거쳐왔다. 감독기관에 근무한 인사가 해당 금융기관의 업무를 잘 알고 있어 감시기능을 수행하는데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으나 관행으로 굳어질 경우 밀착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고객 분쟁 소지가 많은 증권업계에 금감원 출신 감사위원이 많은 것은 이들이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주장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일임매매와 자기매매 규정 등 증권시장에는 현실과 동떨어진 감독규정이 많다"며 "따라서 자주 규정을 어기게 되는 증권회사로서는 감독기관 출신이 감사로 있으면 든든함을 느끼게 된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감독기관 출신이 관행적으로 증권회사 감사로 오게 되면 비합리적인 감독규정이 온존하고, 불투명한 시장 관행이 개선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