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속연수 1위 S&T중공업에 무슨 비결 있나_조기 갱신 팀 베타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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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21.6년…대머리 직원에게 가발까지 선물 위기에도 구조조정 않고 '다 함께 잘 살아보자' "머리 때문에 고민인 사람 일어나 보세요." 지난 3월 경주에서 열린 S&T중공업 워크숍에서 최평규 S&T그룹 회장이 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모발이 훌렁 빠진 일부 직원의 대머리가 최 회장의 눈에 띈 것이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난 직원들 가운데 상태가 심각한 5명을 선발해 가발을 챙겨 주기로 전격 약속했다. 실제 그날 선발된 직원들은 회사 측이 적잖은 비용을 들여 마련해준 특수 가발을 착용하고 자신감을 회복했다.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S&T중공업은 지난해 국내 상장사 가운데 평균 근속연수(계속해서 한 직장에서 근무한 기간)가 21.6년으로 가장 길었다. 국내 대기업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가 10년을 겨우 넘는 점을 고려하면 2배가 넘는다. 이 회사가 '떠나기 싫은 직장'이 된 배경에는 최평규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이처럼 남다른 '직원 사랑'이 있다. 1959년 통일중공업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고질적인 노사분규로 말미암은 생산성 저하 등으로 위기에 처해 2003년 최 회장에게 인수됐다. 최 회장은 당시 적자투성이인 회사를 정상화하려면 1천4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300~400명을 정리해야 한다는 컨설팅 보고서를 손에 쥐고도 단 1명도 내보내지 않고 모두 보듬었다. '다 함께 살아보자'는 그의 신념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이후 최 회장의 신념은 '다 함께 잘 살아보자'로 진화했다. 그는 2003년 4월 전 직원에게 회사보유 주식을 1인당 1천578주씩 액면가에 나눠줘 화제가 됐다. 이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7차례에 걸쳐 총 1천290명에게 321만4천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해 주인의식을 갖게 했다. 사원들이 가장 걱정하는 자녀의 교육문제에도 관심을 쏟았다. 2004년 여름방학부터는 사내 교육장에서 사원 자녀를 위해 '원어민과 함께하는 청소년 영어캠프'를 열었다. 이 캠프에 참여하는 자녀는 아빠나 엄마와 함께 회사로 출근해 오전 수업을 마친 후 점심까지 같이 먹는다. 오후에는 회사 통근버스로 귀가한다. 2005년부터는 영어캠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사원 자녀를 대상으로 'S&T 청소년 해외 어학연수'를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 어학연수 비용은 회사가 전액 부담한다. S&T그룹은 특히 국가 미래를 지향하는 이공계 기술인재육성을 위해 지난 5월에 300억원 규모의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최 회장이 현금 20억원과 S&T홀딩스 주식(80억원 상당) 등 사재 100억원을 출연했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T중공업과 S&T모티브도 각각 100억원을 냈다. 이 회사 임직원은 특별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08년 4월 19일 설악산 진부령구간 산행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1일 지리산 장터목산장~천왕봉 구간까지 무려 4년 8개월간 백두대간을 종주한 것이다. 국내 기업 최초로 백두대간 850.49km 완주에 성공했다. 이 백두대간 종주에는 3천469명이 동참했다. 등반길 선두에는 항상 박재석 사장이 함께했다. 이 같은 노력 덕에 한때 노사갈등의 대명사였던 사업장은 노사 간 벽을 허물고 신뢰를 쌓았다. 최 회장 인수 이후 경영실적도 좋아져 2003년 2천231억원이던 매출액이 2011년 6천11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8년간 해마다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는 매출액 6천500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