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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 사상 최악의 교내 총기사고로 기록될, 버지니아공대 참사는 우리 국민에게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한국인 이민자인 외톨이 대학생이 한 순간에 수십 명을 살해했다는 사실과,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그가 너무 쉽게 총기를 구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도 그렇습니다. 8년 전 미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콜럼바인 고교의 총기 참사 이후에도 ‘총기 천국’ 미국의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왜 그렇게 총기 소지에 집착하는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미국 워싱턴DC 남서쪽 400키로미터 지점의 버지니아 공과 대학... 지난 16일 이른 아침, 이 대학 기숙사에서 총성이 울렸고, 학생 두 명이 숨졌습니다. 이어 두 시간 뒤 다시, 공학부 건물 노리스 홀에서 무차별적인 총격이 이어졌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그 자리에서 모두 32명이 생명을 잃고 수십 명이 다쳤습니다. <녹취>에반스(총격 부상자) : “갑자기 들어와서 아무말도 없이 총을 쏴대기만 했습니다.” 캠퍼스를 2시간 30분간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살해범은 한국인 조승희, 그는 범행 당일 미국 NBC방송에 보낸 동영상과 사진, 메모 속에서 불특정자들에 대한 증오와 뿌리 깊은 피해 의식을 드러냈고, 과거 총기난사 살해범을 순교자라고 하는 등 횡설수설하기도 했습니다. 범인이 한국인으로 밝혀진 첫날, 한국인 유학생과 동포들은 충격과 함께 공포감에 빠졌습니다. <인터뷰>고기훈(LA동포) : “한국사람 이미지가 아주 손상되는구나..정부에서도 그렇고 국민들도 그렇고...” <인터뷰>이승우(버지니아공대 한인학생회장) : “불안하다, 미국학생이 해코지할까봐 걱정 많다” 사건 발생 일주일... 현재까진 살해범의 인종과 국적에 대한 한국인들의 염려는 일단 기우로 보입니다. 미국 언론은 그의 정신 병력을 포함한 개인 행적, 이에 대한 적절한 조처 여부와 총기 문제 등을 집중 조명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 언론들은 하나같이 방종에 가까운 미국의 총기 문화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목했습니다. 영국의 토니 맥널티 내무장관은 이 사건이 진지한 논란 속에서 미국의 총기규제 강화를 불러온다면 비극 속에서도 희망이 싹틀 것이라고 밝히는 등 각국의 애도와 함께 진심 어린 충고도 이어졌습니다. <녹취>존 하워드(호주 총리) : “11년 전 호주에서도 끔찍한 사건이 벌어져 총기를 규제하는 예방책을 마련했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총기문화가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말이 없고 외톨이였던 조승희씨는 2년 전 여학생을 스토킹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또 자살 위험이 있다는 신고로 정신병원에 구금돼 정신감정을 받고 법원의 치료 명령까지 받았습니다. <녹취>플린첨(버지니아 공대 경찰서장) : “당시 조 씨를 아는 사람이 경찰에 전화를 해, 조씨가 자살할까봐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런 조 씨가 지난 2월과 지난달, 두 차례나 학교 근처에서 범죄에 사용된 권총을 구입했습니다. 총기 판매상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총포상 주인 : “책임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조 씨는 어디서든 합법적으로 총을 구했을 겁니다. 우리 가게를 선택해서 유감스러울 뿐이죠.” 미국의 한 시민단체가 매긴 버지니아주의 총기 규제 평점은 C 마이너스, 놀라운 건 전체 주의 절반이 넘는 32개 주가 버지니아주 보다 낮은 D에서 F의 평점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버지니아주 보다 총기 구입이 훨씬 손쉬운 지역이 더 많다는 얘깁니다. 이번 사건 전까지 최악의 교내 총기 사건으로 기록됐던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녹취> “911입니다.” <녹취> “콜럼바인 선생인데 학생이 총을 쏴요.” <녹취> “다친 사람은?” <녹취> “있어요. 다들 겁먹었죠. 여긴 도서실인데 모두 엎드려 머리를 숙여! 그 학생이 맙소사 총을 가졌길래 내가 나무랐더니 우리한테 총을 쐈어요. 창 옆에 있던 애가 맞은 것 같아요.” <녹취> “구조대를 보냈어요. 끊지 마세요.” <녹취> “오 맙소사! 맙소사...” 지난 97년 이후 벌어진 학교 내 주요 총기 사건만 17건... 끊이지 않는 총기 사고의 나라 미국에서도 콜럼바인 사건은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무법자 차림의 두 학생은 반자동총으로 근처 할인마트에서 산 총알 900발을 난사했고, 학생과 교사 13명을 살해한 뒤 모두 자살했습니다. 유명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는 이 사건을 조명하며, 사건의 원인은 폭력적인 게임이나 대중문화 탓이 아니고 진짜 범인은 바로 총기 천국-미국이라고 신랄하게 풍자합니다. 은행에 계좌를 트면 경품으로 총을 주는 나라... <녹취> “새 계좌를 만들려고 합니다.” <녹취>“어떤 종류요?” <녹취>“경품으로 공짜 총을 주는 거요.” <녹취>콜럼바인 참사 희생자 부모 : “이 나라는 뭔가 잘못 됐습니다. 어린아이가 너무 쉽게 총을 얻고, 끔찍하게도 아이 얼굴에 총을 쏘는 세상이죠. 제 아이가 당했듯이...” 현재 미국인들이 보유한 총기는 2억 5천만 정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미국 인구가 3억 명 안팎이니, 인구 대부분을 무장시킬 정돕니다. 매년 총기사고로만 3만 명 가까이 목숨을 잃습니다. 10만 명 당 희생자 수를 비교하면 독일의 20배, 우리나라의 80배에 이릅니다. 총 한 자루로 적들과 맞서고 자신과 가족을 지키는 미 서부극... 미국 개척사와 함께 해온 총기 소지 관행은 1791년, 수정헌법에 미국인 누구나 무기를 소지할 수 있다는 조문으로 명시화돼 국민의 기본권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녹취>주부 : “강도가 들어오면 경찰을 부르는데, 그건 경찰이 총을 가졌기 때문이죠. 중간자는 필요없이 스스로 지키는 거죠. 내 가족을 나 말고 누가 지키죠?” 우리로선 시대착오적으로 보이는 이런 생각들이 미국에선 지금도 엄연한 현실로 남아있을 수 있는 데는, 미국 최고 압력단체인 미국총기협회의 강력한 정치적 힘이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녹취>찰턴 헤스턴(전 미국총기협회장) : “이 말을 하고 싶소. 총은 포기 못해!!!” 콜럼바인의 참사가 벌어진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바로 근처에서 이들은 집회를 열고 강한 결속력을 과시합니다. <녹취>찰턴 헤스턴(전 미국총기협회장) : “악을 물리치기 위해 우리는 단결해야 합니다. 우리가 분열하면 또 다른 비극을 겪게 될 것입니다.” 이번 버지니아 공대 총기 사건으로 떠들썩한 상황에서도 총기 소지 옹호론자들은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이 총을 소지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주장을 숨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녹취>프래트(미국 총기소지자 협회) : “아무도 총이 없어서 많이 계속 살해된 겁니다.” 큰 총기사고가 발생하면 있어왔던 정치권의 총기 규제 움직임은 결국에는 번번이 패배해 왔습니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 앨 고어가 패배한 건 그의 총기 규제 찬성 입장이 큰 이유라고 미국 언론은 분석했습니다. 2004년, 민주당 존 케리 후보는 총기 규제에 반대하고 수정헌법을 옹호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존 케리(미 민주당 대선 후보/2004년) : “수정헌법을 수호할 것입니다.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러나 미국총기협회는 과거 그의 총기소유 반대 전력을 들춰내고 많은 돈을 들여 광고까지 해가면서 낙선운동을 벌였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총기규제를 추진하던 미 정치권의 목소리는 이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녹취>캐롤린 맥카시(총기규제법안 추진 하원의원) : “몇몇 의원이 ‘같이 하고 싶지만 선거에 지고 싶지 않아서 그럴 수 없다’라고 했지요.”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총기 규제에 반대’- 다시 말해 총기 휴대를 두둔하는 입장입니다. 전체 유권자들을 보면 총기를 규제하라는 여론이 우세한 편입니다. 또 대형 총기 사고가 벌어지면 그 여론이 더 강해지기도 합니다. <인터뷰>로이(미국 시민) : “총기 규제는 정말 중요한 일이죠. 많은 피해를 낳기 때문에 앞으로는 총기를 더 강력하게 규제해야 합니다.” <인터뷰>캐시/미국 시민 : “특히 학교 같은 곳에 총기 규제를 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총기 규제를 강력히 지지합니다.” 미국 민주당은 다시 이번 총기 참사를 계기로 전과나 정신병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 총기 판매 금지를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안영섭(명지대 교수) : “무기상들의 로비도 치열할 것이고, 이번 사건 계기로 국민들의 총기 개선 요구도 강해질 것이기 때문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사건은 큰 정치적인 쟁점이 될 것입니다.”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은 미국 사회를 넘어 온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용의자가 한국인이어서 우리에겐 더 큰 충격이었습니다. 미국 유학생과 재미동포가 200만 명인 시대. 미국의 총기 소지 관행은 이제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닙니다. 세계 각국은 미국이 이번 사건을 총기 천국이라는 어두운 면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주길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