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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죽고 한숨도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펜을 들었습니다. 이 사건은 계획 살인입니다. 언론에서 나온 생활고 범죄, 생계형 범죄가 아닙니다."

제주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살해 사건 피해자 아버지의 눈은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딸을 잃고 한숨도 제대로 잘 수 없었기 때문이다. 9일 자택에서 취재진과 만난 아버지 A 씨는 "일부 언론에서 생활고에 의한 범행이라고 나오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계획된 살인"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피해자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기 위해 수기로 작성한 글
A 씨의 방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기 위해 수기로 작성한 A4 용지가 놓여 있었다. A 씨는 "너무 억울해 펜을 들었다. 인터넷을 할줄 몰라 무작정 글을 썼고, 며느리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려줬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지난 8월 30일 제주도 민속오일장 인근 30대 여성 살해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입니다'라는 글에는 이날 오후 7시 기준 2만 4천 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이에 앞서 '신상공개와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 글에는 11만명이 동참했다.

피해자의 방에 놓여 있던 자격증
피해자의 방에는 요양보호사자격증과 간호조무사자격증 등 7개의 자격증이 놓여 있었다. 아버지 A 씨는 "평소 딸이 너무 착실하고 근면 성실했다"고 흐느꼈다. 이어 "딸이 편의점을 다니면서 마지막으로 129만 원이라는 월급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일이 끊겨 딸이 생계비를 지원해주고 있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딸이 매일 쉬지 않고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했다. 교통비를 아끼려 1시간 30분 거리를 걸어 다닐 정도로 열심히 살았는데 이제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제주에서 30대 여성이 20대 남성에게 수차례 흉기에 찔려 숨졌다.
피해 여성은 지난달 30일 오후 5시 15분쯤 편의점에서 일을 마치고 걸어서 귀가하다 범행을 당했다. 범행 전 제주시 민속오일장 인근 식당에서 혼자 식사를 하고 걷다 피의자와 마주쳤고, 피의자의 범행에 저항하다 끝내 숨을 거뒀다.

유족은 "피의자가 탑차를 소유하고 택배 일도 했다는데 일이 없다고 그런 끔찍한 일을 할 수가 있냐"며 "막노동만 해도 하루 일당으로 일주일을 생활할 수가 있을 것 같은데, 교통비를 아끼며 출퇴근하는 여성을 뒤따라가 가지고 있던 흉기로 살해 했다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족 "내 딸 아니어도 누군가는 당했을 것"

아버지 A 씨는 "만약 내 딸이 아니었어도, 누군가 그곳을 지나갔다면 범죄 피해자가 됐을 것"이라며 "이 사건은 우리들만의 일이 아니"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신상공개와 엄벌을 해달라"고 수사기관에 촉구했다.

KBS가 제주시 민속오일장 인근 CCTV를 분석한 결과, 피의자 강 모(28) 씨는 피해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은닉하기 위해 6시간 뒤 범행 장소에 다시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강 씨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5m 가량 옮기려다 실패하고 현장을 떠났다.

지난달 31일 0시 17분쯤 30대 여성 살해 피의자 강 모 씨가 범행 현장을 다시 찾아가는 모습
특히 강 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 훔친 여성의 카드를 이용해 생필품 등을 구입한 것으로도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또 인터넷방송의 여성 BJ에게 선물을 주는 등 평소 인터넷방송에 돈을 탕진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발적 범행이 아닌, 금품을 뺏기 위해 강도 행각을 계획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한편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저녁 6시 50분쯤 편의점에서 퇴근해 귀가하던 30대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강 모(28) 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인근 CCTV를 분석해 피해 여성을 따라가는 탑차를 특정하고, 이튿날 밤 10시 48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민속촌 공용주차장에서 강 씨를 긴급체포했다. 당시 차량에선 범행 당시 착용했던 혈흔이 묻어있는 신발과 의류, 모자, 흉기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강도살해 혐의에 더해 시신 은닉 미수와 신용카드 부정사용, 절도 혐의 등을 추가해 내일(10일) 강 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