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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그 치킨이 오늘(16일) 돌아온다. 재개업을 앞둔 '파파이스' 얘기다. 파파이스는 1994년 압구정에 1호점을 낸 뒤 한때 매장이 200곳이 넘었지만, 프랜차이즈 경쟁에 밀려 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2년 전 사업을 접었다.

1990년대 서울의 한 파파이스 매장 안 모습. [KBS 자료]
■ '버거의 무덤' 강남역에서 살아남을까

절치부심 끝에 도전장을 낸 곳은 '버거 전쟁의 최전선' 서울 강남대로다. 올해 '슈퍼두퍼(BHC)' '쉐이크쉑(강남스퀘어점/SPC)' 등 외국계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이곳에 경쟁적으로 가게를 열었다. '오바마 버거'로 유명한 '굿스터프이터리'도 올해 4월 신논현역 앞에 매장을 열었지만, 영업 악화로 다섯 달 만에 문을 닫았다. 버거의 무덤 같은 곳에서 파파이스가 '제2의 전성기'를 열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오늘(16일) 서울 강남대로에 문을 여는 ‘파파이스’ 1호점
■ 생존의 요리법이 맛의 비결로

파파이스는 양념을 가득 뿌린 '케이준 스타일'을 특징으로 한다. 케이준(Cajun)이란 원래 과거 캐나다 동부에 사는 프랑스 식민지 주민들을 일컬었던 말이다. 이들은 18세기 중반 프렌치 인디언 전쟁에서 진 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당시 프랑스 식민지)로 강제 이주했다. 척박했던 땅에서 먹을 것이라곤 죽은 들짐승 따위였고, 비린 맛을 지우기 위해 강한 향신료를 가득 뿌려 그대로 기름에 튀기는 요리가 유행했다. 1972년 루이지애나에서 설립된 파파이스는 이런 지역 요리 스타일이 기반이다

1990년대 파파이스 TV CF 광고. [KBS 자료]
■ '형보다 나은 아우' 맘스터치

파파이스에서 유명했던 건 감자튀김이다. 양념이 입혀진 표면에 바삭한 식감이 살아있어 인기가 높았다. 이와 비슷한 스타일의 감자튀김을 파는 곳이 '맘스터치'인데, 사실 두 브랜드는 형제 관계다. 맘스터치는 본래 파파이스 운영사였던 대한제당 자회사 TS푸드앤시스템이 1997년에 세운 브랜드다. TS푸드앤시스템은 1990년대 파파이스를 성공시켰지만, 미국 본사에 로열티를 내야한다는 것에 불만이었고, 파파이스 운영 노하우를 살려 토종 브랜드를 만들었다.

파파이스에서 팔던 감자튀김(오른쪽)과 맘스터치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감자튀김. [홈페이지 캡처]
초창기 맘스터치는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그러다 식자재 구매 담당 상무였던 정현식 전 해마로푸드서비스(현 맘스터치앤컴퍼니) 회장이 법인을 독립시키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2005년 '싸이버거'가 가성비 버거로 입소문이 났고, 핵심상권이 아닌 골목상권에 매장을 늘리는 전략이 먹혀들었다. 맘스터치는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점포 수 1,361개로 롯데리아를 누르고 업계 1위에 올랐다.

■ 참치회사의 치킨 도전

좌초됐던 파파이스호의 키는 선망 어선 18척을 보유한 원양어업사 '신라교역'이 다시 잡았다. 외식업과 관계 없는 회사들이 버거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고든램지버거'의 진경산업(모피·잡화)처럼 성공 사례도 있지만, '굿스터프이터리'의 대우산업개발(건설)처럼 안 좋게 끝나는 경우도 있다.

내일(16일) 서울 강남대로에 문을 여는 ‘파파이스 1호점’ 매장 안
신라교역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버거킹에서 마케팅 업무를 한 경력이 있는 임원도 새로 영입했다. 구로디지털단지점·화곡점까지 연내에 매장을 3호점까지 낸다는 계획이다. 신라교역 관계자는 "파파이스를 그리워하던 고객들에게 추억의 맛을 제공할 수 있는 것, 또 루이지애나 특유의 맛을 다시 선보이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사업종료 철회' 푸르밀, "월매출 90억 목표"

영업 악화로 사업종료를 선언했던 우유회사, '푸르밀'도 다시 소비자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푸르밀은 지난달 노사 협상을 거쳐 30% 감원을 조건으로 사업종료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 9일엔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전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 비전을 발표했다.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촬영기자 권순두]
신동환 대표는 이 자리에서 "매출 규모는 이전의 50% 수준으로 낮아질지 몰라도 이익이 나는 품목의 선별적 운영과 적극적 OEM(주문자 상표 부착생산)을 유치해 현 구조에서 이익이 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신 대표가 내세운 매출 목표는 내년 6월 90억 원이다.

■ "이제 흰 우유 안 만든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형마트·편의점들은 푸르밀이 생산하던 PB상품 발주를 중단하고 대체협력사와 새로 계약을 맺었다. 푸르밀이 쓰던 원유(源乳, 우유 원료)의 80%를 차지했던 낙농진흥회 공급 물량은 지난 10월 계약이 만료된 상태다. 현재 공장 가동률은 정상 운영 시절의 20% 수준이다.

푸르밀은 PB상품의 경우 사실상 손해를 보고 팔던 상품이라 개의치 않다는 반응이다. 대신 원가가 비싼 흰 우유 생산을 중단하고, 가공·발효유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할 예정이다. 25개 직속 농가로부터 공급받던 연간 4만 톤 분량의 원유를 기반으로 '가나초코우유', '검은콩우유'·'비피더스' 등 대표 제품들을 유통채널에 다시 공급할 계획이다.


푸르밀 관계자는 "월드컵 가나전 때 '가나초코우유' 마시며 응원을 했다는 인터넷 반응들이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됐다"라면서 "오랫동안 추억의 제품들을 찾아준 고객들에게 신제품으로 보답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대문사진 : 장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