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평양공연에 거는 미국의 기대 _스포츠 베팅을 규제하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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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필하모닉에게는 평양공연이 작은 발걸음에 불과하지만 남북한 통일을 위해서는 위대한 발걸음일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11일 뉴욕 필하모닉이 뉴욕 링컨센터에서 평양공연 계획을 공식 발표하는 자리에서 자린 메타 필하모닉 사장은 제2의 핑퐁외교로까지 비유되고 있는 뉴욕필의 평양공연이 남북한 통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닐 암스트롱의 말에 빗대어 이같이 대답했다. 26일 이뤄지는 뉴욕필의 평양 공연은 메타 사장의 말처럼 남북 관계는 물론 북미관계 개선 등 여러가지 면에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뉴욕필은 이번 공연이 순수하게 음악을 선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미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인 뉴욕필이 갖는 상징성으로 볼 때 평양공연은 북미간의 문화 교류를 통한 신뢰구축과 이를 바탕으로 한 북미간 해빙무드 조성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뉴욕필 평양공연 어떻게 준비됐나 = 당초 뉴욕필의 평양 공연은 미 국무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지난해 7월 베이징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간 신뢰 구축을 위해 민간 차원의 교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김 부상이 적극적인 공감을 표시하며 뉴욕필의 평양 공연을 제안,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필이 북한 문화성으로부터 공연 초청장을 받은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뉴욕필의 평양공연 준비작업은 시작됐다. 뉴욕필은 지난해 10월 초순 자린 메타 사장의 인솔 아래 준비팀이 평양을 방문, 공연장으로 사용될 동평양대극장을 둘러보고 공연 중계에 필요한 장비 및 기술 수준을 점검하는 등 첫 준비작업을 진행했고 1월에도 준비팀이 2차례 방북해 공연장 등을 점검했다. 뉴욕필 단원들 내부에서는 북한 공연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힐 차관보가 직접 단원들에게 설명을 하면서 분위기도 바뀌었다. 뉴욕필 부악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미셸 김(한국명 김미경)씨는 힐 차관보가 연주자위원회의 초청을 흔쾌히 수락해 직접 뉴욕을 방문, 북한에 대해 설명했다면서 힐 차관보의 설명회가 호기심 반 기대감 반이었던 단원들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돌리는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작년말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었다. 북한측도 이번 공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박길연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12월 뉴욕필의 평양공연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뉴욕필 초청이 양국 국민간의 우호적인 관계 증진을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었다. 또 북측은 뉴욕필의 요청에 따라 동평양대극장에 새로 음향설비를 설치하고 무대구조 일부를 변경하는 등 개조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뉴욕필 공연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메타 사장은 처음 북한 문화성의 초청장을 받았을 때 성공할 것 같지 않은 시도라는 인상을 받았으나 10월에 조사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 측이 보여준 열의는 대단했다면서 협상과정에서 북한이 전적으로 협력해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당시 메타 사장의 방북에는 유리 김 국무부 북한담당관이 동행하는 등 미국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뉴욕필은 공연에서 미국과 북한의 국가 및 거쉬인의 '파리의 미국인',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 등을 연주하고 북한 음악도들을 단원들이 지도하는 음악교실도 가질 예정이다. 뉴욕필의 이번 평양공연은 북한 전역과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메타 사장은 처음부터 평양공연의 북한 전역 생중계를 요구했으며 최근 북한 당국으로부터 이에 대한 최종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전했다. 북한에서 전국 생중계가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북한 주민들에게 미국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뉴욕필 공연시간이 26일 새벽인 관계로 ABC 방송과 공영방송인 PBS가 녹화로 방송할 예정이다. 이달에 대만과 홍콩, 중국 등 동아시아 순회공연에 나선 뉴욕필은 평양공연을 위해 25일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이동하며 아시아나항공이 단원 106명과 악기, 한국과 세계 각국의 취재진 50여명을 비롯한 공연 참석자들이 탈 전세기를 제공한다. ◇ 美, 북미 신뢰구축을 통한 관계개선 기대 = 미국측은 뉴욕필의 평양공연이 양국간의 신뢰를 증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뉴욕필 공연과 같은 대북 교류가 계속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거의 북핵 6자회담이라는 정치, 외교적 협상을 통해서만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모색해왔으나 정치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는 문화 등 비정치 분야의 교류를 통한 신뢰구축이 절실하다는 게 미국의 판단이다. 알렉산더 아비주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12일 주미 한국대사관 부설 코러스 하우스 강연에서 북한 지도자들의 자각을 높이고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세계를 알릴 수 있는 좋은 사례로 뉴욕필의 평양공연을 예시하고, 미국은 상호신뢰와 이해 구축을 위해 정부 지원하의 이 같은 대북 교류 프로그램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비주 부차관보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난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각적인 교류의 일환으로 이 같은 프로그램들을 활용하고자 한다고도 설명, 북핵 문제 해결 등도 6자회담 같은 정치적 틀 뿐아니라 다양한 대북 교류를 통해 진전을 거둘 수 있기를 희망했다. 실제로 북미간 교류는 이번 뉴욕필 공연 뿐아니라 지난해 10월 이뤄진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5개 도시 순회 시범, 시라큐스대의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들에 대한 IT 교육 등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또 지난달말 샌디에이고에서 남북한의 영화들을 통해 한반도 상황을 짚어보는 남북한 영화제에는 김명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 등이 참석하기도 했다. 다만 뉴욕필 공연이 추진되던 지난해 하반기에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던 북핵협상이 작년말까지로 돼있던 북 핵프로그램 신고가 지연되면서 올해 들어 진척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미국측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번 뉴욕필 공연에 참석할 것으로 관측기도 했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25일 서울에서 열리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는 참석하지만 평양을 방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미 국무부가 최근 밝힌 것도 북핵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라이스 장관이 북한을 가는 것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북미간 신뢰구축을 위한 양국간 문화교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고 북핵 협상의 진전과는 별개로 이 같은 비정치적 교류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등 미국의 주요 인사들이 평양공연 참석을 위해 방북,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나 핵프로그램 신고 등 6자회담 합의사항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공연이 단순한 문화행사를 넘어서는 교류의 장이 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