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여행자, 새에게 여행비 몽땅 털려_포커에서 승마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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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를 타고 뉴질랜드를 여행하던 스코틀랜드인이 여행 경비가 든 조그만 헝겊 가방을 차 속에 놓아두었다가 새에게 도난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가방에 든 돈은 1천300달러(약 120만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글라스고에서 온 피터 리치는 지난 31일 뉴질랜드 남섬 아서스 패스 지역 국도를 지나다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주변 경관을 구경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는 자동차 옆 바닥에 앉아 있는 특이하게 생긴 케어라는 뉴질랜드 토착종 앵무새도 카메라에 담고 멋지게 펼쳐진 풍광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다. 그런데 세워둔 자동차의 유리창을 완전히 올리지 않고 놔둔 게 화근이었다. 옆에서 구경하던 캐나다인 부부가 "새 한 마리가 당신의 캠핑카에서 뭔가를 물어 하늘로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고 알려주었던 것이다. 리치의 카메라 앞에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던 케어가 여행비 1천300달러가 든 끈이 달린 조그만 헝겊 가방을 물고 순식간에 푸른 하늘로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리치는 "새가 내 돈을 모두 가져가 버렸다. 주머니 속에 남은 돈은 달랑 40달러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새에게 도둑맞게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조그만 가방에 여행비를 모두 넣어 캠핑카 대시보드 위에 올려놔 두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 급한 돈은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옛날 친구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바보스럽게 보이기는 했지만, 이번 사건을 즉시 경찰서에 신고했다며 여행 보험으로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티마루 경찰서에 신고하러 갔는데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이 처음에는 심각하게 조사를 하다가 내 얘기를 듣고 '실례가 안 된다면 좀 웃어도 되겠습니까?'라고 양해를 구하고는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케어가 그런 행동을 한다는 얘기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돈을 훔쳐간 새에게 조금도 나쁜 감정은 없다고 밝히고 "아마 케어는 지금쯤 둥지를 지폐로 단장해놓았을지 모른다"며 웃었다. 몸길이가 48㎝까지 자라는 케어는 뉴질랜드 남섬에 서식하는 초록색 빛이 나는 앵무새로 특히 산악지역에서 여행자들이 세워둔 자동차의 유리창 고무 테두리를 뜯어버리거나 여행자의 모자나 옷가지 등을 물고 달아나버리는 것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