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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때 우리 사회는 옷을 벗는다는 것만으로도 외설로 치부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연 남.녀 배우가 전라로 연기하는 연극이 연일 매진되고 있고 한 사진 작가의 자신을 모델로 한 사진전도 화제가 되고 있지만 외설 논쟁은 없습니다. 이를 두고 예술적 영역에서 만큼은 표현의 자유가 신장됐고 이를 받아들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누드를 보는 우리 사회의 달라진 시선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올해 우리 문화계에서 화제가 됐거나 화제가 되고 있는 누드 작업들입니다. 또 다른 공통점은 누드와 관련한 별다른 논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벗은 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이 관대해졌다는 의미일까? 연극 배우 윤길씨의 아침은 목을 가다듬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연극 논쟁의 주연배우입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무대에 오르는 만큼 연습이 필수적입니다. <녹취> “가까이 다가가는데 널 볼 수가 없어.” 연극은 태초의 남녀를 재연하는 실험을 통해 사랑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 태초의 남녀를 상징하기 위해 주연 배우 4명은 전라로 연기를 펼칩니다. <인터뷰> 윤길(‘논쟁’ 주연배우) : “관객 앞에서 덧붙여지는게 아니라 하나하나 벗겨나갔을 때 그 색깔을 없애고 그래서 본연에 남는 그 하나가 진짜 인물이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자꾸 덧붙이는 작업 보단 항상 덜어내려는 작업이 더 중요시돼야 될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아무리 배우라지만 관객 앞에서 옷을 벗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간적인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윤길(‘논쟁’ 주연배우) : “주변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제일 걱정이었어요. 그래서 차마 공연 시작할 무렵에도 나 이 공연 한다고 얘기 안하고 그랬었어요.” 공연 두시간 전. 배우들은 몸 풀기 작업에 여념이 없습니다. 같은 시각 티켓 판매 창구는 관객들로 붐빕니다. <녹취> 주민 등록 번호가 적혀있는 신분증 주시겠어요. 주민 등록 확인에다 연극을 촬영하지 않겠다는 서약서까지 작성해야 입장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수연(극단 서울 공장 배우) : “전라의 장면이 나옵니다. 그래서 공연 중에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어서 바깥에 배포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서명 협조를 부탁드리는 거고....” 관객들은 이 연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인터뷰> 박일도(경기도 의정부) : “대부분 인터넷 뉴스 보면 배우들이 알몸으로 나오는 연극이다. 그렇게만 알려진 거 같은데요.” <인터뷰> 김병환(경기도 오산) : “신문보고 왔는데 저희 집사람한테도 가자고 했었는데 쑥스럽다고 안 간다고 하더라고요. 저 혼자 왔어요.” 이날 공연도 만원입니다. 연극이 시작되면서 객석에는 새로운 긴장감이 감도는 듯합니다. 전라의 배우나 이를 보는 관객이나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긴장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녹아듭니다. <인터뷰> 윤채연(‘논쟁’ 주연배우) : “공연 초반에 나와서 관객들 모습을 보면 관객들이 다 얼어 계세요. 그런데 극이 진행이 되면서 관객들도 표정이 편안하게 풀리고 극에 집중해주시고 그러면 저도 편안함을 느끼거던요.” 한 시간여 동안 극이 진행되면서 전라장면은 한 40분 정도. 배우들은 알몸에 대한 공포가 없었을까? <인터뷰> 이은주(‘논쟁’ 주연배우) : “포스터 촬영 할 때에 한 번 큰 맘 먹고 다들 찍은 사진들이 있었어요. 그때 이거 벗는 게 더 자유롭구나 뭐 없이 더 훨씬 더 자유로운 거 할 수 있겠구나 그때 고생을 했었거든요. 그 뒤로는 벗는 거에 대한 두려움이 진짜 많이 사라졌던 것 같아요.” <인터뷰> 최규화(‘논쟁’ 주연배우) : “우리가 연습이 다 안 됐는데 지금 벗을 수 있을까 두려웠는데 막상 오픈하고 나니까 이제 아는 사람도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벗는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거 같아요.” 연극에서 알몸과 옷의 관계는 인간의 사회화 과정을 상징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임형택(논쟁 연출가) : “옷을 입어가면서 변심하거든요. 옷이라는 게 이 시대의 편견의 심벌이 된 과정을 보여 주고 싶었고 그런 주제를 살리려고 한다면 당연히 옷을 벗는다는 것이 전제가 됐어야 했기 때문에 배우들도 그 주제에 합의를 해 줬고요...” 객석을 나서는 관객들의 표정이 밝습니다. <인터뷰> 주한나(경기 부천) : “처음에는 쑥스럽게 생각했었는데 보니까 신선하고 아주 좋았던 거 같아요.” <인터뷰> 최운경(서울 양재동) : “먼저 이 작품의 내용 자체가 어떻게 아담과 이브의 그쪽으로 돌아가서 그때 인간의 참 모습을 들여다보자 이런 취지였다고 생각되니까 필요했다고 생각됩니다.” 이 연극은 관객들의 반응에 힘입어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12일 동안의 연장 공연도 전회 매진을 기록했습니다. 사진작가 김미루씨가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주제는 ‘나도의 우수’ 즉, 벌거벗은 도시의 근심과 걱정입니다. 그래서 작가는 화려한 도심속에서 쉽게 발견하기 힘든 곳만 찾아서 작업을 했습니다. <인터뷰> 김미루(사진 작가) : “모델을 데려 오려면 그런 데 같이 가기도 힘들뿐더러 그런 공간 안에서 옷을 벗기까지 그런 걸 마다 안 하는 모델도 찾을 수 없고 해서 제가 직접하게 됐는데요...” 그녀의 눈에는 도시는 살아있는 하나의 유기체입니다. 그녀가 택한 폐허나 지하 세계는 그래서 도시의 무의식 세계라고 말합니다. 때문에 잊혀진 공간에 알몸으로 뛰어 들어간 작가는 그 공간에 완벽히 동화되는 효과를 얻습니다. <인터뷰> 김 원(대중문화평론가) : “연약한 알몸의 아무것도 보호 받지 못한 생물체 그 생물체가 작가 자신일 수 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랬을 경우 그 알몸은 완벽한 오브제가 되거던요. 그 오브제가 없었을 때와 있었을 때의 사진의 의미가 확 달라지잖아요.” 하지만, 왜 얼굴 없는 알몸을 택했을까? <인터뷰> 김미루(사진 작가) : “제 개인적인 취향이나 그런 게 옷에 담기잖아요. 그건 다 배제하길 원했구요. 그러다 보니까 얼굴도 집어 넣는 것이 적당하지 않고 저는 그냥 하나의 생명체를 표현하기 위해서 가장 간단한 방법을 쓴 거건든요.” 이 처럼 최근 대중 문화에서 드러나는 누드는 효과적인 표현의 수단으로 점차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 원(대중문화 평론가) : “예전처럼 함부로 할 수가 없어진 거 같아요. 그 자체 만으로는 전혀 효과가 없어 졌기 때문에 잘만들어야 하고 굉장히 조심해서 다뤄야 되고 이제는 지적인 싸움이 되어야 되는 것 같아요. 가장 지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때에 오히려 인간의 벗은 몸을 이용하는 그런 작품들이 늘고 있는 거 같거던요.” 그 만큼 대중들의 누드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었다는 얘깁니다. 이러한 누드에 대한 시선의 변화는 대법원 판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때까지 음란물은 성욕을 자극해 일반인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음란물은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정도로 특정 부위나 행위를 표현한 것으로 규정됐습니다. <인터뷰> 오석준(대법원 공보관) :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커진 탓도 있을 것이고 그것을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있고 또 과거와 같이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했을 때와 지금과 같이 지식과 정보가 널리 퍼져 있을 때 음란을 보는 눈은 달라 질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누드를 찍는 일반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사롑니다. 취업 준비에 한창인 여대생 박성미씨. 이 날 찾은 곳은 자신의 누드를 촬영하기 위한 사진 스튜디옵니다. <녹취> 오늘은 촬영하실 때 약간 저번에 저한테 부탁했던 머리 날라 가는 샷으로 뒷모습 약간 반 세미누드식으로 할께요.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자 박씨는 어색해하면서도 매우 적극적입니다. <인터뷰> 기자:어때요? 박씨: 부끄러워요. 살이 너무 쪘어요. 왜 누드 사진을 찍으려 하는지 물어 봤습니다. <인터뷰> 박성미(여대생) : “다 벗고 누드라고 나쁘게 보는 것 보다 누드를 하고 자기 모습을 봤을 때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 욕구가 다 있잖아요. 저도 제가 궁금하고 그렇게 해보고 싶었어요.” 지난해부터 자신의 누드를 찍고자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몸짱 열풍 등 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 현택수(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건강하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몸을 가진 것도 하나의 자본이다. 따라서 그런 몸에 대한 동경 또 그런 몸매를 만들고자 하는 욕망이 굉장히 높아졌어요.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도 개인이 몸에 대한 성찰 관심을 높여주는 그러한 요인 중에 하나라고 보여져요.” 우리 시대의 몸은 자신을 표현하는 중요한 도구 또는 수단이라는 데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결과 문화 전반에 나타난 누드에 과거와는 다른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몸이 그런 표현의 수단이 되지 않고 말초적인 감성을 자극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된다면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지 않은 것이 외설 논쟁에 휘말리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