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계약서 여전…권리금은 ‘과세 사각’_종료 추가_krvip

<앵커 멘트>

건물주가 월세를 적게 신고하고 세금을 빼돌리는 이른바 다운 계약서 관행이 여전하고, 권리금에는 세금도 부과되지 않아, 영세 상인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오수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박보연 씨는 4년 전 건물주와 보증금 3천만 원, 월세 2백만 원에 음식점을 계약했습니다.

하지만 매달 백 만원을 따로 월세로 줬습니다.

실제 내는 월세 3백만 원 대신 2백만 원으로 줄여 다운 계약서를 쓴 겁니다.

<인터뷰> 박보연(음식점 업주) :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계속 전 임차인이 백 만원 현금 뭉치 가져가서 매달 준 것처럼 똑같이 했던거죠."

이럴 경우 박 씨는 백 만원을 경비로 처리하지 못해 10%인 십 만원씩을 매달 부가가치세로 더 내야 합니다.

하지만 건물주는 그만큼 부가세를 덜 내고 여기에 소득세도 빼돌릴 수 있습니다.

비싼 월세도 모자라 주인의 세금 부담까지 더 짊어지는 겁니다.

<녹취> "권리금 약탈 중단하라! 중단하라!"

정현민 씨는 지난해 건물주가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졸지에 권리금 1억 3천5백만 원을 날릴 처지에 놓였습니다.

권리금은 따로 계약서 없이 현금으로 거래했기 때문입니다.

세금신고도 되지 않고 법적근거가 없다보니 정 씨처럼 쫓겨나는 상인만 손해를 보는 겁니다.

<인터뷰> 정현민(상인) : "저희처럼 당해본 사람들은 (권리금 계약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다른 임차인도 부담스럽지 않고..."

정부가 지난 5월부터 표준계약서를 만들었지만 권고사항일 뿐입니다.

<인터뷰> 김선택(납세자연맹 회장) : "지금같이 소득 불평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자산소득에 대해선 국가에서 파악을 해서 거래가 투명하게 돼야 임차인 보호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과세 사각지대에 놓인 권리금에 대해서 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고 상가 임대 계약서에 대한 실거래가 검증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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