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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2000년 8월 5일(토) 밤 10:35~11:15 / KBS1 ■취재 : 권오훈 PD ohoon@kbs.co.kr ■제작 : 보도제작국 보도제작2부 (전화)02-781-4321 (팩스)02-781-4398 (인터넷)http://www.kbs.co.kr/4321 * 권오훈 PD: 지난달 21일, 한 인터넷쇼핑몰이 서비스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을 게시판에 올린채 문을 닫았습니다. 자본금 78억원, 가입 회원수 10만여명... 인터넷 쇼핑몰 업계에서 중견으로 분류되던 이 업체가 문을 닫게 된 것은 바로 자금난 때문이었습니다. * 알짜마트(인터넷쇼핑몰) 직원: "필요한 유동성(현금)확보에 실패한거죠.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열기가 완전히 식은 상태잖아요" * 권오훈 PD: 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 쇼핑몰은 전국의 슈퍼마켓과 제휴해, 기업과 소매점을연결하는 인터넷쇼핑몰로 그 성장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돼 왔습니다.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전국의 각 슈퍼마켓을 통해 직접 배달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올 상반기에 올린 매출액만 180억원이나 됐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모두 등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설립 8개월만에 초기투자비용으로 100억원 가까운 자본금을 모두 써버렸지만, 이렇다할 수익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닷컴위기론-벤처기업 잔치는 끝났나?] * 권오훈 PD: 지난 1일, 서울 강남의 테헤란밸리의 한 벤처빌딩... 인터넷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유치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최근 인터넷 벤처기업의 자금난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150여명의 닷컴기업 관계자들이 참가해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벤처캐피털 회사의 간부들이 강사로 등장해, 최근의 벤처투자 동향과 투자유치 방법론에 대한 강의가 이어지면서,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참가자들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 이태영(드림벤처캐피탈 이사): "거품이 빠지고 있는 상황이고, 그런 과정에서 저희같은 투자 회사들도 유동성이 상당히 떨어져 신규 투자를 신중히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권오훈 PD: 불과 몇 달전, 벤처캐피털회사들이 직접 인터넷기업을 찾아가 투자를 하게 해달라고 사정하던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만난 인터넷벤처 기업가들은 하나같이, 달라진 투자유치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 서명근(인터넷기업 이사): "실제 어려움 많이 느낀다. 주식시장부터 시작해서 인식들이 상당히 안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첫째로 자금 경색이 오고 있고...." * 강상현(인테넷기업 대표): "상당히 많이 까다로워지고 어려워지죠. 예전엔 사업계획서로 평가받았었는데 지금 상태로는 수익성을 낼 수 있는 것이 많이 요구돼요." * 권오훈 PD: 신경제의 메카로까지 불리며 벤처열풍을 주도해온 테헤란밸리.... 최근 이곳은 전에 없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이른바 '닷컴 10월 위기설' 때문입니다. 최근 테헤란밸리를 무대로 떠돌고 있는 '닷컴위기설'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대부분의 닷컴기업들이 올 하반기를 지나면서 자금난으로 문을 닫고, 10퍼센트 정도의 기업만 생존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 백성경(슈어넷 대표): "닷컴기업 위기론의 핵심은 닷컴기업들이 마땅히 수익모델을 제시못하고, 최근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들입니다." * 권오훈 PD: 테헤란밸리에 이 위기설이 본격적으로 나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초..... 미국의 나스닥 시장의 폭락과 함께 그동안 우리 벤처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코스닥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부텁니다. 올 3월까지만해도 수십만원대까지 치솟던 인터넷 벤처주들이 급락세를 보이며 곤두박질하기 시작해, 6달만에 절반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여기에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던 기업들이 줄줄이 예비심사에서 탈락한 것도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코스닥시장이 과열되면서 이른바 묻지마투자가 성행하자, 코스닥위원회가 일반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등록요건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 정의동(코스닥위원회 위원장): "무늬만 벤처인 부분과의 구분이 있어야 합니다 또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자는 측면에서, 요건을 강화하게 되는 것입니다." * 권오훈 PD: 코스닥위원회의 등록예비심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말까지만해도 10여건에 불과하던 재심과 기각건수가 지난 3월을 지나면서, 급격히 늘어나 40여건을 웃돌았습니다. 이러다 보니, 코스닥 등록을 통해 단기간에 이익을 얻으려던 밴처캐피털에게 닷컴기업은 투자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서울 강남의 벤처 캐피털 회사에는 자금 투자를 요청하는 벤처기업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넷교육사이트를 운영해오고 있는 이 업체도, 투자유치를 위해 벤처캐피털 회사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운영자금이 바닥나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하기 어려워지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곳을 찾은 것입니다. 이렇게 벤처캐피털 회사를 찾는 기업만도 하루에 서너개... 이 회사 한켠에는 지난 한달동안 이곳을 찾은 기업들의 소개 자료가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 서범석(호서 벤처캐피털 대표): "저희가 7월 한달동안에 인터넷 기업들의 사업계획서만 모아놓은 것입니다. (투자를 결정한 기업은)지금 한 개만 투자 고려를 하고 있습니다." * 권오훈 PD: 대부분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거나, 투자자금 회수가 불투명 하다는 이유에섭니다. * 서범석(호서 벤처캐피털 대표): "투자 액시트가 안보이는데 투자를 하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힘들죠. 벤처캐피털의 가장 큰 목적은 하나에요. 투자회수를 통해서 투자이득을 보는거죠." * 권오훈 PD: 취재팀은 닷컴기업의 위기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현재의 위기상황에 대해 응답자의 80퍼센트 이상이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해, 닷컴 위기설 자체가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 신재정(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기업여건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월급 주기도 힘들다, 1차 펀딩을 국내유수의 창투사로부터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3개월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업체부터 한두달은 버틸수 있지만 6개월을 예측할 수 없다...이대로 무너지는 거냐라는 위기감이 팽배해있습니다." * 권오훈 PD: 위기극복을 위한 자구책으로는 절반정도의 기업이 사업규모를 축소하거나 인원감축, 사무실이전 등의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전체 닷컴기업의 절반정도는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기업과의 인수,합병, M&A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 권재륜(한국 M&A 대표): "닷컴기업의 3분의 2 이상이 빠르면 올 하반기 안에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 정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기업경영이 어려워지면 문을 닫거나 M&A시장에 내놓는 두가지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런점에서 M&A가 기업의 제자리찾기 구조조정 차원에서 하반기 벤처산업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권오훈 PD: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인터넷 기업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해 결국 퇴출될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은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닷컴기업의 체질도 점점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 컴퓨터 교실과 무료 사이버과외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이 인터넷벤처기업은 지난달, 코스닥 등록 벤처기업 가운데는 처음으로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직원 130명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하는 30여명을 줄이고, 기존의 6개 사업영역을 수익성이 높은 2개의 영역으로 재편했습니다. * 장성택(코네스 기획팀장): "금년 상반기 순이익이 5억3천만원정도로 잠정 집계되고 있는데 인원절감 비용이 8억여원정도 절감이 되고...." * 권오훈 PD: 치열한 닷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료서비스를 개발하고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 인터넷교육시장에 진출해,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습니다. * 이태석(코네스 대표): "인터넷과외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핵심 컨텐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 부서를 줄이고 인원을 줄이고 서로 통폐합 했다는 거다." * 권오훈 PD: '묻지마투자'와 '묻지마창업' 등으로 한껏 부풀어 올랐던 벤처 열풍의 거품이 빠진 테헤란밸리는, 이제 자금난으로 대표되는 '닷컴위기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닷컴기업들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처지지만, 중요한 것은 대신 수많은 경쟁력있는 인터넷벤처 기업들이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는 점입니다. * 백성경(슈어넷 대표): "지금 닷컴기업에게는 찬바람이 세게 부는 겨울인데 하지만 역설적으로 본다면 봄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고, 어쩌면 위기국면에서 슬기롭게 극복만 한다면 국내, 국제적으로 자생력을 가진 닷컴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 권오훈 PD: 벤처잔치는 끝났는가? 결코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거품이 걷히는, 새로운 진화단계로 진입하고 있을 뿐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