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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주 역시 최악의 증시 폭락사태를 겪은 뉴욕은 거의 폭탄 맞은 분위기라고 합니다. 앞서 런던 시티의 표정도 보셨습니다만, 뉴욕 월스트리트는 활기 넘치던 예전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는 상태인데요. 이른바 '자유 낙하'라고 불리는 뉴욕증시의 하락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이에 따른 세계적인 금융 불안의 끝은 어디인지, 세계의 이목이 지금 그 진원지인 뉴욕 월스트리트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박성래 순회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월요일 아침, 뉴욕 월스트리트의 출근시간, 사람들은 극도로 말을 아꼈습니다. <녹취> "(질문 좀 해도 될까요?) 안 됩니다. 지각입니다." <녹취> "(질문 좀 해도 될까요?) 미안합니다. 시간이 없어요. 정말 미안합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자신있게 인터뷰에 응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입니다. 인터뷰를 시도하는 기자들과 가벼운 실랑이가 곳곳에서 벌어집니다.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지만 근거는 밝히지 못합니다. <녹취>에릭 폴슨(체이스 은행직원) : "저는 낙관적입니다. 글쎄...낙관적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결국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고 사람들이 돈을 쓰기 시작하겠죠. 글쎄요. 잘 모르죠. 두고 봐야죠." 증권거래소 앞에선 파란 옷을 입은 증권중개인들이 연신 담배를 피우며 긴장감을 달래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사상 최대의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고, 또다시 운명의 월요일 아침이 밝았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개장한 증시, 다우지수는 만 선이 무너져 4년 만에 세 자리수로 떨어졌습니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이른바 '자유 낙하'가 계속돼 최고점이었던 1년전에 비해서 가치가 3분 1 이상 떨어졌습니다. <녹취>부시(미 대통령) : "지난주에 구제금융안에 서명했지만 구제금융이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증권거래소 앞에선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행인들에게 0 달러 짜리 가짜 지폐를 나눠주면서주가 폭락에 항의합니다. <녹취>로라 길버트(시위참가자) : "우리의 재산가치가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0달러 짜리 지폐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파산한 리먼 브라더스의 본사, 세계 경제를 주무르던 위용은 간 곳이 없고 영국계 바클레이즈로 간판을 바꿔 달았습니다. 건물 유리창에 붙은 커다란 세계지도, 지도의 중심은 미국이 아니라 영국입니다. 미국 4위의 투자은행이 외국 자본으로 넘어갔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녹취>유진(뉴욕 시민) : "(리먼 브라더스는 어디로 갔나?) 파산했죠. (바클레이즈는 영국 자본인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돈은 그냥 돈일 뿐입니다.(무슨 뜻입니까?) 돈이 있으면 사고 싶은 걸 뭐든 살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금융기관들이 신규 채용을 중단하는 바람에 경영대학원 학생들의 취업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100%에 가까운 취업률에, 특히 금융계통에서 강세를 보여온 컬럼비아 경영대학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녹취>송기영(컬럼비아 경영대학원 학생) : "특히 저희 학교는 금융쪽이 강하다보니까 학생들도 금융쪽 일자리를 얻으려고 입학했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어렵죠. 학교에서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지만 요원한 상태입니다." 세계 금융의 중심 뉴욕은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자신감을 상실했습니다. 윌스트리트에서 시작된 위기는 실물경제로 불똥이 옮겨붙고 있습니다. 뉴욕 브루클린의 공장지대, 상당수 공장들은 비어 있고,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도 은행 대출 받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녹취>리비(의류업체 사장) :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사정이 괜찮은 사람들도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이 돼서 돈을 안 씁니다. 크리스마스가 대목인데 어떻게 될지 걱정입니다." 어느 누구도 지금의 신용경색을 피해가기 힘듭니다. 영세업체들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식당 체인 맥도날드도 은행 대출을 얻는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고급 커피점 사업을 새로 추진하기 위해 대출을 요청했지만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 오브 어메리카는 대출 여력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낙관적인 전망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녹취>루비니(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 : "제 생각에는 올해 시작된 이런 침체가 적어도 1년 반은 갈 것 같습니다. 내년 하반기까지는 갈 겁니다.따라서 이번 침체는 그 전의 침체보다 훨씬 길어질 겁니다." 미국 경제의 시한폭탄인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질 경우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상황이 더 악화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담보대출을 이용해 고위험 고수익의 돈놀이를 하던 금융기관들에 대한 규제가 어떤 식으로든 강화될 것이 분명합니다. <녹취>데이빗 로스(컬럼비아대 교수) : "경제학자들은 금융규제완화가 사회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이론들을 많이 발표합니다. 그렇지만 우연인지는 몰라도 지난 20년 동안의 금융위기는 거의 모두 규제완화 이후에 일어났습니다." 선거가 채 한 달 정도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금융위기 자체를 해결하기에도 힘이 부치는 상황에서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 구제 금융안이 하원에서 부결된 것이 대표적입니다. 대선과 함께 하원의원 선거를 치러야 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세금을 낭비한다는 유권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해 대거 반대표를 던진 겁니다. 한시가 급하다는 구제금융은 사흘이나 늦춰졌고 그러는 사이 불안감은 더욱 증폭됐습니다. <녹취>크리스 로우(FTN 수석 이코노미스트) : "미국 정치는 경쟁이 치열합니다. 올해는 선거가 있어서 더 그렇습니다. 재무부가 내놓는 해결책은 공화당과 민주당 양쪽을 모두 만족시켜야 합니다." 지금 미국이 겪고 있는 '신뢰의 위기'는 곧 물러날 부시 행정부로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우여곡절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녹취> 와이스(S&P수석 이코노미스트) :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차기 대통령이 지금의 위기를 처리하도록 하는 게 좋겠습니다." 뉴욕포스트는 최근 1면 전체를 통틀어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대통령의 취임사 한 대목을 실었습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대통령 (1933년) 우리가 두려워 해야 할 것은 오직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두려움에 휩싸였던 미국에 희망을 불어넣음으로써 미국을 다시 일으켜 세웠던 연설입니다. 금융 시스템의 대대적인 변화를 약속하고 있는대선 후보들, 자신감을 상실한 미국은 다음 대통령의 새로운 지도력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